Page 55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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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그들의 부모들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살아온 지난날을 모르고 하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중국과 동남아,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지에서 품
팔러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몇십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왜 그들이 한국에 왔을
까? 대답은 단순하다. 그들이 일해 돈 벌 곳이 한국에는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인이라고 하면 취업할 수 없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우리 젊은이
들이 환경과 대우가 좋은 근로조건의 직장만 찾고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3D
업종은 거들떠보지도 않기 때문이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
다. 학비가 없어 중학교조차 못 간 사람도 많다. 집안의 가난에 떠밀려 15~16세
어린 나이에 객지 공장에서 ‘공돌이’ ‘공순이’ 소리를 들으며 밤낮으로 일하면서
먹지도 못하고 모은 돈을 고향의 부모님에게 부쳐 드려야 했다. 그 돈이라도 있
어야 부모님들 약값을 할 수 있었고, 동생들 공부를 가르칠 수 있었다. 또 그 돈
을 모아 닭도 사고 돼지도 키워야 고향 식구들이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었다.
그때는 정말 한국에 일할 곳이 없었다. 3D업종이라는 ‘배부른 말’ 자체도 없
었다. 월급 없이 밥 먹여주고 잠만 재워준다고 해도 젊은 사람들이 몰렸다. 특히
외국에 나가 월급을 좀 더 받을 수 있다는, 1963년 첫 독일 광부파견자 500명 모
집에 4만 6,000명이 응시했다. 그들 중 50% 이상이 20대의 대학졸업자들과 중
퇴자들일 정도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은 1964년 우리나라에 변변한 공장
하나 지을 돈이 없어 독일로 직접 돈을 꾸러 가야 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한
국에 돈을 빌려주어 봤자 이자도 제대로 받을 수 없다고 기피했지만, 독일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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