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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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부터 그들의 3D업종에 취업한 우리나라 탄광 광부들과 간호사들이 몇백

               명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인질 아닌 인질로 삼을 수가 있었다.

                 타고 갈 비행기도 없어 독일에서 보내준 항공기를 얻어 타고 독일에 간 박정
               희 대통령이 독일 루르지역 함보른 탄광을 찾은 것은 1964년 12월 10일. 그 자

               리에서 박정희 대통령 부부는 젊은 광부·간호사들 350여 명과 함께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라는 애국가를

               눈물로 불러야 했다. 그리고는 박정희 대통령이 단상에 올라 그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광원 여러분, 간호원 여러분. 모국의 가족이나 고향 땅 생각에 괴로움이 많을

                  줄로 생각되지만 개개인이 무엇 때문에 이 먼 이국에 찾아왔던가를 명심하여 조

                  국의 명예를 걸고 열심히 일합시다. 비록 우리 생전에는 이루지 못하더라도 후
                  손을 위해 남들과 같은 번영의 터전만이라도 닦아 놓읍시다.…”




                 여기저기서 작게 흐느끼던 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박정희 대통령 연설

               은 곧 끊어졌다. 본인 자신도 목메어 울어 버렸기 때문이다. 돈 꾸러 온 대통령
               이나 돈 벌러 온 광부·간호사들은 모두 스스로의 궁색한 처지들이 비슷한 실

               정이었다. 가난한 나라의 대통령이었고, 또 그 나라의 국민이었기 때문이었다.




                    “여러분! 나는 지금 몹시 부끄럽고 가슴 아픕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무엇

                  을 했나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합니다. … 나에게 시간을 주십시오. 우리 후손만큼
                  은 결코 이렇게 타국에 팔려 나오지 않게 하겠습니다. 반드시… 정말 반드시…”





             56 노규수의 사회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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