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칭의와 성화-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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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을 온전히 덕 입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즉, 그의 무한한 부요함을 상속받게 되는 것
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충만에 참여함이요, 그의 신성에 참여함입니다.
그것을 바울은 하나님의 ‘영광’을 얻는 것이라고 말합니다(8:30). ‘영광’의 기본 의미는 계시
된 하나님의 본질 또는 신성, 계시되어 우리의 경탄과 찬송을 불러일으키는 하나님의 거룩
하고 위대한 신성입니다. 우리의 칭의가 완성되어 우리가 하나님과 완전히 올바른 관계를
갖게 됨으로써 하나님의 충만, 곧 신성에 참여하면, 하나님의 ‘영광’을 얻는 것이고, 우리는
‘하나님같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두고 바울은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인(고후 4:4; 골
1:15)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형상 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8:29). 이리하여 우
리는 아담이 스스로 ‘하나님같이 되려고’ 하여(창 3:5) 사탄의 죄와 죽음의 통치 아래로 떨
어져 잃어버린 하나님의 형상과 영광을 회복하여 ‘하나님같이 되고’, 하나님의 신적 생명,
곧 ‘영생’을 얻게 됩니다. 이것이 칭의의 완성으로 이루어지는 구원의 완성입니다.
아담은 ‘자기주장’ 하여 ‘하나님과 같이 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사탄의 나라에 떨어
지고 하나님의 영광과 형상을 잃어버렸습니다(창 3:5; 롬 1:18~32; 3:23). 인간이 스스로 하
나님이 되고자 하면, 즉 자기가 자신의 주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자원으로 살려고 하면
(인본주의; Humanism), 즉 아담같이 자기주장 하면, 역설적으로 인간은 도리어 인간성을
잃어버리고 비인간화 됩니다. 오로지 자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구원을 이
루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믿음으로 덕 입어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로 회복될 때, 즉 그의
하나님 노릇 해 주심을 덕 입어 사는 사람들이 될 때,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의 충만에 참여
하여 그의 신적 생명을 얻고 ‘하나님같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고대 교회는 ‘[아포]데오
시스’([apo]theosis)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칭의의 완성으로 이루어지는 구원의 완성입니
다. 이것이 인간이 피조물적 한계성, 모든 고난의 원인인 결핍성으로부터 해방을 얻는 길
입니다. 이것이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때 있을 구원으로서 우리의 종말론적 소망입니
다.
8. 칭의와 성화
이쯤에서 우리는 ‘칭의’와 ‘성화’의 관계를 명확히 하고 나아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전통 신
학에서는 바울의 구원론의 세 시제를 칭의, 성화, 영화라는 구원의 서정의 세 단계들로 구
분하여 고찰했습니다. 믿음으로 이미 의인이라 칭함 받은 우리가 거룩하게 삶으로써 성화
를 이루어, 끝내 하나님의 영광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구도로 설명하고자 하는 실
체가 아주 틀린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이 바울의 언어 사용을 정확히 반영한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즉, 전통 신학의 구원의 서정에서의 ‘성화’는 칭의의 현재 단계에 대해 이
름을 잘못 붙인 것입니다.
1) ‘성화’ 언어의 사용법들
(1) 믿음/세례로 하나님께 바쳐진,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으로 만들어진 사건, 곧 ‘
성도들’(‘거룩한 이들’)이 된 사건
성경에서 ‘거룩함’은 기본적으로 물리적 개념입니다. 범상의 존재들로부터 선택되어 하나
님께 바쳐진 것들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예루살렘에 있던 하나님의 집이 거룩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