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칭의와 성화-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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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곧 성전이고, 그 집에 있는 집기들도 성물들인 것이며, 이스라엘이 거룩한 백성인 것입
니다. 그래서 바울은 ‘거룩하게 하다’(to sanctify)라는 동사나 ‘성화’(sanctification)라는 명
사를 구원론적으로 쓸 때 일차적으로 믿음과 세례로 우리가 하나님께 바쳐진, 그래서 하나
님의 소유된 백성으로 만들어진 사건을 두고 씁니다. 곧 우리가 ‘성도들’(‘거룩한 이들’,
holy ones/people, saints)이 된 사건을 지칭하기 위해서 씁니다(고전 1:2; 롬 1:7; 7:14;
15:25, 31; 16:1; 고후 1:1; 9:1; 빌 1:1; 살전 4:7 등).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복음을 믿고 “예수가 주이시다”라고 고백함으로써
사탄의 흑암의 나라에서 하나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가 통치를 대행하는 하나님의 나
라로 이전될 때, 그것을 세례의 극으로 공식화할 때,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는
데, 그것이 곧 우리의 ‘성화’입니다. 즉,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성도들’, saints)이 되는 사건
입니다. 그 세례 때 우리에게 주어지는 성령(곧 거룩한 하나님의 영)은 우리의 머리 위에
물을 퍼부어 온몸을 씻어 내리게 하는 의식이 상징하듯 우리의 추악한 죄들을 씻어 버려
우리가 하나님이 받으시고 쓰실 수 있는 거룩하고 정결한(곧 성결된) 하나님의 백성이 되
는 것입니다(고전 6:11). 그 성령은 우리 안에 내주하시면서 우리로 하여금 “예수가 주이시
다”라고 고백하게 하고(고전 12:3), 하나님을 ‘아빠’라고 부르게 하여(롬 8:15~16), 우리가
하나님께 속한 그의 거룩한 백성/자녀들임을 계속 확인하는 것입니다(고전 6:19; 롬
8:15~16; 갈 3:2~5; 살전 1:6; 4:7~8 등).
(2)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살기
그런데 이렇게 ‘성화된’, 곧 하나님께 바쳐진 사람들은 거룩한 하나님의 성품에 합당하게
살아야 합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벧전 1:15~16; 레 11:44). 이러한 요구를
할 때가 ‘성화’의 언어가 적용되는 두 번째 맥락인데, 그때는 원래 물리적 개념인 ‘성화’가
의례적(ritual) 의미와 함께 도덕적 의미를 함축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믿음과 세례를 통하여 우리가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는 것이 성화의 과거라
면, 우리가 이제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서 살기가 성화의 현재입니다. 하나님께 바쳐진
사람들(성도들)이 되었으니, 이제 우리의 “몸을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산제사로 바치
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롬 12:1). 그래서 바울은 권면합니다. “성화가 너희들에게
두신 하나님의 뜻이라. 우상숭배 하지 말고 음행에 빠지지 말고 이웃의 것을 탐내지 말고,
성령의 도움으로 성화를 이루어 가라”(살전 4:3~8). 바울은 이러한 요구를 많이 합니다(참
조. 롬 6:15~23; 고전 3:17; 6:1~11, 19; 7:34; 고후 1:12; 살 2:12; 3:12~13; 5:21).
(3) 최후의 심판에서 완성되는 성화
바울은 이렇게 ‘성화’의 언어를 우리가 ‘믿음과 세례로 하나님의 백성 되기’와 ‘그 이후 하
나님의 백성으로서 거룩하게 살기’, 이 두 경우에 사용하는데, 데살로니가전서에서는 우리
의 ‘성화’가 종말에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때 있을 하나님의 최후의 심판석 앞에서 완성
되는 것으로 말합니다. “우리 주 예수께서 그의 모든 성도와 함께 강림하실 때에 하나님 우
리 아버지 앞에서 너희 심장들을 거룩함에 있어 책망할 것이 없게 하시기를 원하노라”(살
전 3:13; 5:23; 참조.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