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칭의와 성화-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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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신’의 욕구를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우리가 윤리적 선택의 순간을 맞을 때, 즉
사탄의 통치를 받을 것인가, 주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을 것인가의 갈림길에 설 때, 성
령은 우리의 믿음을 활성화시켜 “예수가 주이시다!”라고 고백하게 하고 예수의 주권에 순
종하게 합니다. 성령은 이렇게 우리에게 하나님 아빠의 사랑에 대한 믿음을 주시고 주 예
수 그리스도의 이중 사랑 계명을 준행할 수 있는 힘도 주십니다.
이렇게 성령의 깨우쳐 주심과 믿음/힘 주심에 따라 주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는 삶을
살면(즉, ‘성령을 좇아 살면’) 우리는 의를 행하고 이웃과 화평을 이루며, 공동체의 생명을
확대하게 됩니다. 이것들이 ‘의의 열매’인데(빌 1:11), 그것들은 오로지 성령의 깨우쳐 주심
과 믿음/힘 주심에 의해서만 얻는 것이므로 ‘성령의 열매’인 것입니다(갈 5:22~23). 그러기
에 이 단계에서도 우리의 칭의는 결국 하나님(의 영)의 은혜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구원의 서정의 구도에서는 이렇게 성령의 도움을 받아 ‘의의 열매’/‘성령의 열매’
를 맺는 삶을 ‘칭의’에 뒤따르는 ‘성화’의 단계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칭
의’의 현재 단계인 것입니다. 의인으로 칭함 받은, 즉 죄 사함 받고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
계로 회복된 우리가 ‘그 관계에 서 있음’의 단계인 것입니다. 즉, 사탄의 나라에서 하나님
나라로 이전된 우리가 하나님의 통치를 실제로 받으며 살아가는 단계인 것입니다. 이것은
칭의 다음에 오는 성화의 단계가 아니고,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에 회복됨의 의미에 있어
서 칭의와 동의어인 성화(하나님께 바쳐지기,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 되기)의 현재 단계(하
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살기)이기도 합니다.
7. 하나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로 완성되는 칭의/성화
지금 하나님의 통치권을 위임받아 사탄의 죄와 죽음의 세력을 멸망시켜 가는 하나님의 아
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셔서 마지막 원수인 죽음까지 제거하시어 하나님 나라를
완성하실 때(고전 15:23~28, 54~57),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최후의 심판석 앞에 서게 되는
데(롬 14:10; 고후 5:10; 살전 3:12~13 등), 그때 하나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
의 대속의 죽음에 근거해 우리를 위해 변호하심으로 우리의 칭의가 확인되고 우리의 구원
이 완성될 것입니다(롬 8:31~39). 그러므로 우리의 칭의는 끝까지 하나님의 아들의 은혜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종말에 이렇게 완성될 칭의 또는 구원이 어떤 것입니까? 그것은 한마디로 ‘하나님
의 온전함을 덕 입음’, ‘하나님의 신적 생명을 얻음’입니다. 예수님은 그것을 어떻게 그렸습
니까? 두 가지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하나는 ‘상속’, 다른 하나는 ‘잔치’입니다. 우리가 그의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받아들여서 하나님 나라로 들어가면 그의 백성/자녀들이 되어 창조
주 하나님 ‘아빠’의 무한한 부요함을 상속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의 풍성한 잔치에 참여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우리의 결핍으로부터의 해방입니다. 우리의 시간의 결핍, 지
혜의 결핍, 능력의 결핍, 사랑의 결핍, 이런 것들이 우리에게 고난들을 가져다주는데, 그들
은 죽음의 증상들이고, 그들의 최종 표현이 죽음입니다. 우리가 종말에 완성되는 하나님
나라에서 하나님의 충만에 참여하여 그런 결핍과 그 결핍이 가져오는 죽음을 극복하고 ‘영
생’(곧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오는 세상의 생명’)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바울도 로마서 8장에서 ‘상속’의 그림을 사용합니다(8:17). 종말에 우리의 칭의가 완성되면
우리는 이제 하나님과 완전히 올바른 관계를 갖게 되니, 창조주 하나님의 하나님 노릇 해
주심을 온전히 덕 입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곧 그의 자녀들로서 그의 아빠 노릇 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