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칭의와 성화-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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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입니다. 교회의 핍박자 바울에게 다메섹 도상에서 임한 하나님의 칭의의 은혜는 이제 이
중 사랑 계명을 실천하며 하나님의 통치에 순종하라는 일반적 요구와 함께 왔을 뿐 아니
라, 이방인들에게 복음 선포하는 사도직을 감당하라는 개별화된 요구와도 함께 온 것입니
다.
(2) 소명
이 사실은 바울이 하나님의 ‘은혜’와 함께 하나님의 ‘부름/소명’이라는 말도 이중으로 쓰는
것과 상응합니다. 첫째로, 바울은 하나님의 ‘부름’을 구원과 관련지어 씁니다. 즉,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에로 부르셨다는 것입니다(예를 들어, 롬 1:6~7; 8:28~30; 9:24; 고전 1:2, 9, 24;
갈 1:6; 살전 2:12). 둘째로, 바울은 하나님의 ‘부름’을 사명과 관련지어 씁니다. 하나님이 우
리를 어떤 사명을 감당하도록 부르셨다는 것입니다. 바울은 하나님이 자신을 사도직으로
부르셨다는 것을 되풀이하여 강조합니다(롬 1:1; 고전 1:1; 갈 1:15 등). 그러니까 ‘은혜’를
구원에, 그리고 사명에 적용하듯이, 마찬가지로 ‘부름/소명’이라는 말도 구원에, 그리고 사
명에 적용합니다.
고린도전서 7:17~24에서 바울은 ‘부름’이라는 말을 구원과 사명의 뜻을 한꺼번에 표현하
도록 사용하기도 합니다.
17 오직 주께서 각 사람에게 할당한 대로, 하나님이 각 사람을 부른 대로 그대로 살
아가라(Let every person walk as the Lord has assigned to him, as God has called him).
내가 모든 교회에서 이와 같이 명하노라.
18 누가 할례 받은 자의 상태에서 부름을 받았느냐? 그 자국을 지우려 하지 말도
록 하라. 무할례자의 상태에서 부름을 받았느냐? 할례를 받으려 하지 말도록 하라.
19 할례도 아무것도 아니고, 무할례도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명들
을 지킴(이 중요한 것이다).
20 각 사람은 그가 부름을 받은 그 부름에서, 그곳에서 지내도록 하라
(Let every person remain in the call to/in which he was called).
21 네가 종의 상태에서 부름을 받았느냐? 염려하지 말라(그러나 네가 자유롭게
될 수 있거든 [그 기회를] 이용하라).
22 왜냐하면 주 안에서 부름을 받은 종은 주의 자유인이고, 마찬가지로 부름을 받
은 자유인은 그리스도의 종이기 때문이다. (23 너희는 값을 치르고 산 자들이니, 사람
들의 종들이 되지 말라).
24 형제들아, 각 사람이 부름을 받은 곳, 그곳에서 하나님과 함께 지내도록 하라 (Let
every person remain in the state in which he was called, in it with God).
여기 18절과 21절에 나오는 “할례 받은 자의 상태에서 부름을 받았느냐?”, “무할례자의 상
태에서 부름을 받았느냐?”, “종의 상태에서 부름을 받았느냐?” 등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
의 부름을 믿음과 구원으로의 부름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하도록 합니다. 그러나 20절은 ‘
부름에서’라는 구문의 명사 ‘부름’이 처소(소명된 곳)를 뜻하는 것임을 ‘그곳’이라는 말을
덧붙여 부연함으로써 확실히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