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월간사진 2018년 10월호 Monthly Photography Oct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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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4p)-최종_월간사진 2018-09-19 오후 4:03 페이지 074
공장지대라는 장소성
성수동은 지하철역을 사이에 두고 한쪽에는 고급 브랜드 아파트가, 다른 한쪽에는 중소형 공장이 밀
집되어 있는 지역이다. 도시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독특한 이곳에 ‘공간’에 대한 조형
적 탐구를 하는 사진가 김도균의 작업실이 있다.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잿빛 하늘을 배경으로
하는 공장지대에 들어가 ‘양꼬치 거리’ 방향으로 걷다 보면, 아늑한 카페를 연상케 하는 유리문에 걸
린 ‘ㅋㅋㄹㅋㄷㅋ kkr+kdk’ 철제 현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특별히 성수동에 작업실을 내야겠다
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작업실 터를 찾던 당시만 하더라도 이곳은 지금처럼 ‘힙’한 동네가 아니었
다. 그저 공장지대라는 장소성에 이끌려 선택했을 뿐이었다. 본디 이 작업실은 철을 가공하던 공장
이었다. 주택가가 아닌지라 망치를 두들겨도, 음악을 크게 틀어놔도 괜찮을 것 같았다. 나사와 볼트,
액자 프레임 같은 작업 재료를 수급하는 것 또한 수월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