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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우)ⓒ 질 쿨롱, 침묵/음악, 사라져가다, 비디오, 2014
질 쿨롱 Gilles Coulon : 침묵 / 음악 (비디오)
질 쿨롱은 전석호라는 이름의 한국 음악가와 함께 정처 없
이 여행을 떠났다. 길은 끝없이 펼쳐지고, 풍경들은 연속적
으로 스쳐 지나갔다. 모든 과정이 유사하다. 끝없는 여정 속
에서 문득 음악 한 소절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사라져가
다가, 조금씩 조금씩 풍경사진들은 음악이 된다. 로드 무비
라고 하기엔 창의적인 면이 더 돋보이는, 상상의 섬을 찾아
헤매는 모험담이다.
ⓒ 파스칼 에마르, 존재/부재, 눈물, 사진, 2015
파스칼 에마르 Pascal Aimar : 존재 / 부재 (사진 및 비디오)
군중들의 모습 속에서 파스칼 에마르는 얼굴만을 분리해낸다. 은밀히 포
착한 이 미세한 얼굴들은 우리를 닮았다. 이는 우리의 고독을 반영한 것
이며, 얼굴들은 드러났다가 영혼의 파편으로 지워져 버리기도 한다. 더
욱 정확히 말하자면, 그는 개개인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의식의
비극적이고 예리한 부분을 표출해 내고자 한 것이다. 파스칼 에마르는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군중들 사이에서 끝없이 그들의 이미지를 찾고자
노력하고 그들에게 신체를 부여하고자 했다. 또는 영혼까지도.
ⓒ 파트릭 투르는뵈프, 대기/땅, 1,290,000초, 2,524개의 사진, 비디오, 2015
파트릭 투르는뵈프 Patrick Tourneboeuf : 대기 / 땅 (사진 및 비디오)
파트릭 투르는뵈프는 장소의 정체성에 관해 고민한다. 환경과 건축구조, 현대도
시적인 풍경 등을 활용한 엄격한 미학적 구조 속에서 지형과 사회가 대화하는 공
간을 정의하고자 한다. 그가 구축해낸 이미지들은 현실, 기능 그리고 가상의 애
매모호한 관계를 재고찰하도록 유도한다. 프레임은 네모반듯하고, 각은 자로 잰
듯 정확하며 수평 또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견고하다. 하지만 이 화려함 뒤편으
로, 수많은 고뇌들이 어두운 표면 위에 부유하듯 초고층 빌딩들은 어두운 하늘
아래 밤의 자주빛과 푸른빛 속에서 위험하게 휘청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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