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PHOTODOT 2016. 12 Vo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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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마트 쟈코브, 흑/백, 검은 스크린, 비디오, 2015
(하)ⓒ 마트 쟈코브, 흑/백, 무더기, 사진, 2015
마트 쟈코브 Mat Jacob : 흑 / 백, 무더기 (사진 및 비디오)
작가는 서울에서 남쪽 부산까지 길을 떠났다. 도처에 흰색 차들과 검은 색
차들이 있다. 하얀 선들, 검은 터널들, 그리고 사방의 회전등 표시 깜박이들.
그가 들고 있는 가방의 색조차 의식하지 않으려고 애쓴 채, 그는 눈 먼 장인
처럼 그저 어떤 형태, 원인, 이유만을 찾아 운전을 해나갔다. 운전대를 잡고
계속해서 달려나가며, 플래시를 담고 있는 빛의 흔적을 찍으며, 너무나 강한
빛이 은하수 길을 삼켜버린 그 풍경들을 샅샅이 훑었다. 일정 시간에 도시를
디지털로 스캔하고 수많은 정보들과 난해한 양상들을 재확인한다. 시적으로
들리는 GPS의 목소리에 이끌려 이리저리 다닌 행적들. 첩첩 쌓인 층들의 단
면들과 발걸음 하나하나의 자취. 마트 쟈코브는 난해한 이미지들을 최소한
의 것으로 나타냈다. 작가는 과도한 생산과 소비 사회, 디지털 공동체 구조에
서 사물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를 고민한다.
ⓒ 플로르-아엘 쉬렁, 보이는 것/보이지 않는 것, 달아나는 영혼, 사진 및 비디오, 2015 ⓒ 플로르-아엘 쉬렁, 보이는 것/보이지 않는 것, 무당, 사진, 2015
플로르-아엘 쉬렁 Flore-Ael Surun : 보이는 것 / 보이지 않는 것 (사진 및 비디오)
영혼의 빛에 매료되어 초월적 힘의 원인을 찾아 나선 플로르-아엘 쉬렁은 운명적으로 샤머니즘이라는 불꽃과 맞부
딪치게 되며, 무당이 인간 세계와 비인간세계를 굿을 통해 연결하고 수만 명의 영혼들과 소통하는 것을 경험한다. 신
기 가득한 굿 장면의 불꽃 튀는 강한 시각적 효과뿐 아니라, 그녀는 반사와 투과가 되는 편광유리를 통해 불투명한
미래라는 함정에 빠진 젊은이들의 시선 또한 잘 묘사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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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M @ JOEC য়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