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PHOTODOT 2016. 12 Vo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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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dot + Radar 2
3人3色,
Kim and Hong first show
글_박윤채 기자(yoonbluu@naver.com)
2016년 11월 15일, 앞으로 십 년 동안 펼쳐질 ‘킴앤홍 프로젝트’ 전시 대장정의 서막
이 올랐다. 킴앤홍 프로젝트는 작가 김규식과 현홍의 전시브랜드 ‘킴앤홍(Kim and Hong)’의
이름을 걸고 각자의 젤라틴 실버 프린트 작품을 공동으로 전시해 보겠다는 두 작가간의 약속
으로 시작되었다. 첫 전시 ≪Kim and Hong first show≫를 출발점으로 연마다 한 번, 총 10
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매 전시에 킴앤홍과 한 명의 특별 게스트가 참여하
며 이번 전시에는 작가 김진호가 함께했다. 김규식, 현홍, 김진호 3인의 각기 다른 조형적 세계
가 담긴 40점의 흑백사진 작품을 아트스페이스J에서 12월 29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킴앤홍의 접점: 흑백 은염 프린트
킴앤홍의 두 작가 김규식과 현홍은 젤라틴 실버 프린트(흑백 은염 프린트) 제작방식으로 작업
한다는 연결고리로 묶여있다. 또한 사진에 대한 애정이 그 고리를 더욱 끈끈하게 만든다. 그들
은 디지털 칼라 프린트 사진이 범람하고 있는 시대에 전통 흑백 사진의 귀환을 외친다. 사라져
가는 흑백 프린트의 향수와 같은 감성적인 부분을 말하는 것이 아닌, 그것이 ‘왜 없어져야하는
가’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두 작가의 그간 작품과 이력을 비교해 보면 그들이
가진 작품세계와 미적 지향점은 분명히 다르게 나타난다. 이번 전시 작품에서도 흑백사진이라
는 것 외에 별다른 공통점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마치 이란성 쌍둥이처럼 작업을 마주
하는 그들의 모습은 서로 닮아 있다. 두 작가 모두 카메라의 프로세스와 작동방식 자체에 관심
을 두고 매체를 진지하게 고찰한다. 또한 전통적인 젤라틴 실버 프린트 방식을 고수하는 입장
역시 같이하고 있다.
킴앤홍 프로젝트는 다른 공동 전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전시를 제시한다. 대부분의 그룹전은
주제나 소재를 정해놓고 작품을 구성하는 기획이 일반적인 반면, 이 전시는 특정한 제작기법
이 중심이 되어 작가들이 자유로운 작품세계를 펼친다. 일정한 형식적 제한을 전제하고 그 테
두리 내에서 작가적 기량과 상상력을 실험하고자 하는 색다른 시도로 보인다. 더불어 킴앤홍
프로젝트 10년의 약속은 조금 더 신선한 흥미로움을 준다.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이루어지는
전시를 통해 두 작가의 변화하는 작업을 일종의 사진적 히스토리와 같이 관람할 수 있게 된다.
킴앤홍은 이 프로젝트로 서로의 작품세계를 더욱 풍부히 하길 바라며, 10년 후에 동시대 사진
계의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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