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부안이야기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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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재배하기 가장 어렵다는
귀농 후에는 부안의 친구들을 만나서 다양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
보는 성공한 사람은 성공한대로 자신의 경험을, 실패한 사람은 실패한 자신의 경험을 얘기
할 뿐 필자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한우 사육을 하였지만, 동네 주
민의 민원으로 8개월 만에 정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에 농작물에 눈을 돌렸습니다. 새로운 작물을 찾던 중 맥주 원료인 홉을 알게 되었습
니다. 1934년부터 국내에서 재배되었던 홉은 국내에서 사라진 농산물이 되었더군요. 농업
기술센터와 농진청에 문의를 하였지만 홉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외국 자료를 검색하여
보니 지구상에서 재배하기 가장 어려운 작물이라고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거다 싶었습니
다. 성공하기만 한다면 나만의 특화된 아이템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홉 씨앗을 어렵게 구해 결국 발아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저곳 홉을 심어 비
교하며 행안면 진동리에 청담농장을 시작으로 희망 하나로 홉 씨앗을 심고 2016년 ‘희망과
함께 홉을 심다’라는 의미의 농업회사법인 (주)홉앤호프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귀농 6년차 참으로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어려움이었지만 주위 사람
들의 반응이 참으로 힘들게 했습니다. 너무나 농촌과 농업의 현실을 모르는 일에 뛰어든 것
이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차라리 벼농사 등 일반인들이 하는 농사를 하면 실패는 적을 것
이라는 아픈 얘기도 귀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은 차라리 이민을 갈 걸 이렇게 어
려운 귀농을 하다니 하고
깊은 후회가 엄습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홉 재
배에 호기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많은 인
연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홉 씨앗을 발아
하여 홉 재배를 하는 곳
은 홉앤호프가 최초인 것
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만큼 발아도 힘들지만 홉
에 대한 애정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홉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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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현장1_부안에서 홉을 심어 희망을 만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