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부안이야기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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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기둥이 휠 정도로 꽃이



                                몇 해 동안 홉에 대한 열정을 쏟았지만 생각처럼 생산량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홉의 특성
                              을 연구하며 「영농일지」를 기록하고...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나면서 맥주의 주 원료인 맥주

                              보리 또한 재배해 보기로 했습니다. 기존의 맥주보리가 아닌 신품종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홉 재배를 하며 알게 된 국립식량과학원 박사님을 통해 세 품종 5kg씩을 받아 3년간에 걸
                              쳐 채종을 하였습니다.
                                생산성은 있었지만 농업이라는 것이 일 년에 한번 밖에 결과가 나오지 않기에 생활이 어

                              려워졌습니다. 가정 경제도 어려워지면서 아내는 서울에 올라가서 다시 직장생활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의견을 물어왔습니다.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 그만 두는 게 방법이라며 고민
                              이 길어졌습니다. 하지만 해마다 농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기업들이 찾아왔으
                              며, 농업관련기관에서 연구원들이 연구 목적으로 농장을 찾아왔습니다. 사람들이 오갈 때

                              마다 용기를 얻고 할 수 있다는 작은 희망들을 가지고 5년차에 이르렀습니다.
                                귀농하여 홉 재배를 하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지만 모두 돌려보내야 했습니다. 왜
                              냐하면 저조차도 결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권유할 수가 없었고, 저처럼 힘들 거라는 생각
                              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17년 작년 씨앗에서 발아한 홉에서 쇠기둥이 휠 정도로 꽃

                              이 많이 열렸습니다. 6년 만에 내놓을만한 성공을 한 것입니다. 너무 기뻤습니다. 6년 고생
                              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님이 증명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긴 시간을 기다려준 가족에게 깊은 감
                              사를 했습니다.



                                                농업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사실 홉은 국내에서도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재배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고품질의 홉이 저렴하게 수입되고 노
                                                        후화된 홉 묘목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로 점차 홉은 국내에서
                                                        사라졌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수제 맥주 열풍이 불며 홉에

                                                       대한 기대를 모으면서 재조명을 받고 있는데 그 중심에 부안
                                                      의 농업회사법인 (주)홉앤호프가 있습니다. 기존 외국 구근으로
                                                    들여온 홉에 비해 종자 발아한 홉의 수확량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홉 씨앗                            많은 수확이 나옵니다. 홉앤호프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국내 수제 맥주시장에서 사용하는 홉은 모두 펠렛 형태의 홉으로 압축 성
                              형되어야 유통이 가능하고 맥주에서 사용되는 A-ACID와 B-ACID 성분 분석이 이루어져






        072   부안이야기·2018년/겨울/통권제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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