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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를 만나다
작년 여름 학년교실 복도를 걸어가다 5, 6학년 주제통합수업 결과물을 공유하게 되었다.
5학년은 독도 관련, 6학년은 일제 강점기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5학년은 독도 모형을 협동
작품으로 만들었고, 6학년은 위안부 소녀상을 조소 개인작품으로 만들어 전시를 하고 있었
다. 6학년은 이후 사회수업으로 ‘I Can Speak’ 영화를 보고 왔고, 국어수업으로 위안부 피
해자 문제 UCC를 제작하여 공모전에 출품하겠다고 하였다.(추후 전국 여러 참가팀 중 은
상을 수상하였다.) 나는 6학년 담임선생님에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직접 뵙고 오는 건
어떨까하는 제안을 하게 되었고 교장 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치열
한 토의 끝에 함께 하기로 결정이 되었고, 사전 교육과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준비하였
다. 아이들은 ‘착한 장터’를 열어서 나눔의 집에 후원을 하겠다고 하였고 학부모들도 동참
의견을 전해왔다.
유명한 한국사 강사 최태성 선생님은 처음에는 강의가 어렵다고 하였으나 우리 아이들의
수업 및 계획을 살펴보고는 대견하다며 무조건 오겠다고 약속을 했다. ‘일제강점기 우리 역
사 바로 알기’라는 주제로 행사주간이 시작이 되었고 첫날 최태성 선생님께서는 ‘영화 속
일제강점기 그 때 그 사람들’ 이야기와 우리의 꿈에 대해 소중한 말씀을 해 주셨다. 둘째 날
에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착한 장터’를 열어 위안부 나눔의 집 후원금을 모금하였다. 셋
째 날에 독립기념관을 거쳐 약73만원의 후원금을 들고 나눔의 집으로 향하였다. 역사관을
둘러보고 후원금전달식을 하는데 나눔의 집 원장님께서 영화 ‘I Can Speak’의 실제 주인공
이용수 할머니를 모시고 오는 게 아닌가! 나는 감정에 북받쳐 사회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
고 아이들도 여기저기서 흐느끼
기 시작했다. 할머니께서는 “지금
까지 제대로 받지 못한 일본의 사
과는 여러분의 몫이고 미래 역사
의 주인공 또한 여러분이다”라는
소중한 말씀을 해주시고 아이들
한명 한명을 안아주셨다.
나는 작년 가을 이후 일본산 제
품을 아예 사용하지 않고 있다. 남
들은 글로벌 시대에 뭔 개똥철학
이냐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과 함께 위안부 피해자 이
용수 할머니를 만나 뵙고 온 이후
이런 나의 생각과 행동은 마음 속
‘우리 역사 바로 알기’ 최태성 선생님 강의
076 부안이야기·2018년/겨울/통권제1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