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부안이야기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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렵에는 약방이 문을 닫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리 몸에 좋다는 얘기다.
동의보감에는 감이 우리 몸에 좋은 일곱 가지 이유를 이렇게 적고 있다.
“심폐(心肺)를 눅여주며, 갈증을 멈추고, 폐위(肺痿)와 심열(心熱)을 치료한다. 식욕이 나게 하고, 술독과 열독을 풀
어주며, 위의 열을 내리고, 입이 마르는 것을 낫게 하며, 토혈(吐血)을 멎게 한다.”
동의보감은 약효 말고도 감이 좋은 일반적인 이유 일곱 가지를 이렇게 적고 있다.
“나무가 오래 살고, 그늘이 많고, 새가 둥지를 틀고, 벌레가 없고, 단풍이 들어서 좋으며, 과실이 아름답고, 떨어진 잎이
곱고 크다.”
동의보감에는 또 “감을 볕에 말린 것을 곶감(白枾)이라 하고, 불에 말린 것은 오시(烏枾)라 하는데, 약성은 보통 감과
다르다. 오시는 쇠붙이에 다친데, 불에 덴 데 쓰며, 새살
을 돋아나게 하며 아픈 것을 멎게 한다. 곶감은 장과 위를
두텁게 하고 비위를 든든하게 하며, 오랜 식체를 삭게하
고 얼굴의 주근깨를 없애고 목소리를 곱게 한다. 한편, 감
과 비슷하나 그보다 훨씬 작은 고욤(小枾)은 딸꾹질을 멎
게 하는데 쓰며, 검푸른 빛을 띠는 감인 먹감은 술독을 풀
며, 심폐를 눅여주고 갈증을 없앤다.”라고 적고 있다.
그 외에도, 감잎은 5~6월 채취하여 그늘에 말려 찻감
으로 쓰는데 혈압을 내리고 동맥경화시 혈류량을 증가시
키며 해소 천식에 효과가 있으며, 감식초는 잘 익은 감을
내변산 먹시감 곶감
따서 항아리에 담아 약 1년간 자연발효를 시켜 만드는데,
천연구연산을 다량 함유해 살균작용이 강하고, 소화액 촉진과 체질개선 작용이 강하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예부터 감나
무를 문무충절효(文武忠節孝)의 5절을 갖춘 나무라고 일컬었다.
잎이 넓어서 글씨 연습을 하기에 좋으므로 문(文)이 있고, 나무가 단단해 화살촉 재료로 쓰이므로 무(武)가 있고, 열매
의 안팎 색깔이 똑같이 붉어서 충(忠)이 있으며,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까지 열매가 달려 있으므로 절(節)이 있고, 치아가
없는 늙은이도 홍시를 먹으므로 효(孝)가 있다.
조홍시가(早紅枾歌)
盤中(반중) 早紅(조홍)감이 고아도 보이나다.
柚子(유자) 안이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난
품어 가 반기리 업슬새 글노 설워 하나이다.
위 시조는 조선 중엽, 박인로(朴仁老, 1561~1642)가 한음(漢陰) 이덕
형(李德馨)으로부터 조홍시(早紅枾)를 대접 받고, 이미 돌아가신 자신의
부모님을 생각하며 지은 시조(時調)로 우리의 효(孝) 사상이 잘 배어 있다.
<출처:부안21/허철희의 부안생태기행> 부안이야기 편집부 내변산 먹시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