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부안이야기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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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과

                   함께하니




                     시골 생활의 첫 난관은 아이
                   러니하게도 인터넷이었다. 유
                   난히 더운 올여름에 밖에서 작
                   업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이해

                   하지 못하는바 아니나 인터넷
                   을 신청한지 한 달이 넘어서야
                   겨우 개통되었다. 조직이 다르
                   다고 서로 미루고 업자는 독점

                   이 되어 배짱을 내미는 모습을
                   보면서 일본에서는 인터넷 설
                   치에 2주가 걸린다고 비웃었던
                   것이 부끄러웠다. 하필 동네 인

                   터넷 할당수량이 가득차서 생
                   긴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인터
                   넷 강국이라는데... 회사에 제출
                   할 것도 있고 와이파이(WiFi)는

                   안 되고 참으로 답답한 시간이
                   었지만 어쩌면 이제까지 나의
                   올가미였던 생활방식 특히 인
                   터넷으로 상징되는 디지털 환

                   경과 결별하는 연습을 하라는                 석정문화제 합창에 앞서 아내와
                   그런 무언의 가르침이 아니었
                   나 싶기도 하다.
                     서울에서 가끔씩 내려오는 생활 속에서도 틈틈이 마                     에 남을 날이다. 처형이 새로 구입해서 쓰던 자전거를

                   을 행사에 참석한 것도 큰 추억거리다. 지난 번 오복축                    불하받았다.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이제까지 걸어서
                   제 기간 동안 면별로 가장 행렬이 있었는데 행안면의                      만 보거나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걸어
                   기수로서 검암 마을 상징인 모형검을 들고 나가기도 했                     서 먼 곳에 가긴 어려웠고 차를 타고는 그저 앞만 볼 뿐
                   고, 면민 체육대회 때는 선수로 차출(?)되어 출전한 두                   주위를 보거나 골목길을 가는 것이 불가능했다. 자전

                   경기 모두 우승해서 삽이랑 보리쌀을 상품으로 타서 마                     거를 타니 동네 분들이 밭에 무슨 작업을 해서 무엇을
                   을 분들과 나눠 갖기도 했다. 2018년 9월 15일도 기억                 심는지 바로 알 수 있고, 어디까지가 우리 동네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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