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부안이야기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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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을 좀 더 깊게 알아가면서부터는 인간관계는 물론                         또한 옆집의 순박하신 형님 내외분과 다정하신 팔순
            자연 환경과 인문학에 있어서도 서울 못지않은 기반                       의 아버지 어머니는 항상 나의 격려자이고 언제나 내
            을 가지고 있고 어떤 면에서는 서울보다 더 알차고 다                     편이 되어 조언해 주셨다. 특히 노부부께서는 작은 일

            양한 면이 있다는데 새삼 놀라고 반가와 하며 새로운                      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고 연륜과 경험으로는 미
            기대와 꿈으로 행복해 했다.                                   처 생각지 못한 것들을 깨닫게 해 주셨다. 아버지는 엊
              계약 당시는 회사에서 설립한 계열사의 임원으로 일                     그제 불의의 사고로 이젠 뵐 수 없게 되었지만 마음속
            할 때여서 서울에 직장을 두고 시골집을 관리한다는                       에 항상 그 분이 나를 애정 어린 눈으로 보고 있음을

            것은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상당한 어려움이 있                       느낀다.
            었다. 사놓긴 했지만 그 집을 어디서 무엇부터 손대야                       부안이 살만한 곳이라는 것은 이중환의 『택리지』에
            할지 막막하였는데 이장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도 언급되었다 하고 야사에도 조선 팔도를 안 다닌 곳
            먼저 집을 정리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던 소유권 분                      없는 어사 박문수가 부안을 살기 좋은 곳이라고(生居

            쟁이 있는 집에 딸린 돼지막과 작은 밭을 매입할 수 있                    扶安) 말했다지만, 우리 마을도 살기 좋은 곳이어서 그
            게 해 주었는데 직접 법적소유자를 설득해 주고 관련                      런지 외지인에 대해 배타적이라고 한 번도 느낀 적이
            절차까지 처리해 주셨다. 마을에 내려와 뵐 때마다 따                     없고 오히려 만나는 분마다 좋은 집 잘 샀으니 얼른 이
            뜻한 응원의 말씀과 격려가 참으로 큰 힘이 되었다.                      사 오라고 반갑게 맞아주셨다. 다만, 집의 위치가 동네











































            아내와 정원 앞에서





        060   부안이야기·2018년/겨울/통권제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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