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7 - 죽산조봉암기록
P. 127
■ 신의주 형무소 수감 후 ~ 1939년 7월, 길고 긴 감옥 생활. 조봉암은 「내가 걸
어온 길」에서 꽤 길게 자신의 감옥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필설로 표
현하기 힘든 긴 감옥 생활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다.
신의주 감옥살이
나는 누구에게나 소위 경험담이라고 해서 중언부언 말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 편이지만 더욱이 그 지긋지긋한 감옥살이 이야기를 한다든지 무슨
소감 감상 같은 것을 말하라든지 하는 것을 특히 싫어하는 편이다. 그렇
지만 내가 걸어온 길을 적어 보려 하니 내 일생에, 그 중요한 장년 시대의
거의 전부라 할만한 30대로부터 40대에 걸치는 7년 동안을 감옥살이만
하고 지냈으니 그것을 빼고 나면 너무 생활에 공백이 커지겠으므로 부득
이 간략하게라도 쓰는 수밖에 없다.
내가 상해에서 체포된 것은 1931년인데 몇 군데의 취조니, 예심이나 하
는 것으로 일 년여를 보내고 1932년 12월에야 7년 징역의 형을 받고 붉
은 수의복을 입었다. 10)
나는 3·1운동 때 1년 동안 감옥살이를 해보았고 우리나라 안에서나 또
는 일본에서 수십 차의 유치장 생활을 해보았고 별별 고문도 다 당해 보
았다. 그러나 이번 같이 7년이라는 긴 세월을 감옥 안에서 살게 되는 것은
처음인 만치 생각이 많았다. 사람이 7년 동안을 감옥생활을 하는 수가 있
10) 1933년 12월 27일 신의주지방법원에서 징역 7년을 선고 받았다.
126 竹山 조봉암·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