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6 - 죽산조봉암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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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스스로 제약시키고 있다고 보오. 당이 크고 좋은 전선을 내세운 바에는
대중을 그길로 나가도록 만하면 족하지 않겠소. ‘지방에서는 당원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여야 한다.’ 등의 지령은 과오로 생각되오.
③ 삼상회의 지지투쟁에 있어서의 동무의 태도와 방침을 진실로 경복
하고 절대 지지하오. 그러나 그것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기술적으로 졸
렬했던 까닭에 조직 군중에게는 그것을 이해시키기에 많은 시간을 허비
했고 미조직 대중을 적의 편에 빼앗기고 회의에 구렁에 빠지게 해서 지금
도 그들을 옳은 노선으로 끌기에는 무한한 노력과 시간을 요하리라는 사
실을 정직하게 인식해야 될 줄 아오. …‥적은 사도(邪道)로써 오히려 군
중을 휘어잡고 우리는 옳은 것을 세우고 도리어 군중을 빼앗겼다는 사실
은 정직하게 인정합시다. 당은 결코 정치학교가 아닐 줄 아오. 또 서울시
인위의 1월 3일 대회 사건은 정평이 있는 모양이니까 동무가 나보다 더
잘 알 일인데 거기 대해서 당내에서나 당의 군중에게 해명하지 않고 그
모든 사기사적(詐欺師的) 잘못은 그대로 뒤집어쓰고 안연하고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이요? 동무에게 그런 것을 대담히 자기비판하게 할 용기가 없
을 리는 없는데!
그것 한 가지가 당에게 얼마나 큰 악영향을 끼쳤나 하는 것과 또 그것을
공개적으로 비판치 않은 것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과오를 거듭할까 하는 점
을 생각하면 참으로 아연함을 금할 수 없소.
인천에서도 3·1 기념행사에 있어서 각 단체 군중과 공개적으로 약속한
것을 여지없이 유린했기 때문에 당이 배신자로 낙인을 찍히고 있으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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