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죽산조봉암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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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영에게는 자주 찾고 곱게 뵈어라. 그렇지 않으면 말썽을 부리라" 하니
                   얼마나 놀랠 일이오? 그리고 당내 어느 요인의 소위 죄과(수년간 휴식, 일

                   본에 협력 등)를 들어서 말했더니 “그는 자기 비판문을 내게 보냈기 때문

                   에 좋다” 했다니 그 관용의 태도는 대단 고맙소. 그러나 그러한 소위 자기

                   비판의 기회를 꼭 친근자에게만 주었다는 사실은 무엇으로 변명하실 터

                   이요? 자기 죄과를 부끄럽게 알고 각고면려(刻苦勉勵)해서 좋은 볼셰비키
                   가 되려고 애쓰는 사람이 현재 그 몇몇 사람뿐으로 아셨소?

                     과거를 비판치 않고 잘했다고 버티는 공산주의자가 어디 있었소? (물론

                   전연 무관심한 자는 예외지만) 이런 중에도 한 가지 믿음직하게 생각되는

                   것은 중앙에서나 지방에서나 아무리 중인이 반대하더라도 자기 사람을

                   그대로 버티어 나가게 하는 점인데 이것도 다른 모든 것이 무원칙했고 종
                   파적이었기 때문에 권위가 실추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오.




                    3. 반중앙파에 대해서

                     소위 연석회의라는 석상에서 동무가 행한 태도는 대체로 가급적 마찰
                   과 분열을 피하면서 포용해 나가려는 고심이 보였기 때문에 나는 대단 감

                   사했소. 그러나 “대회가 마친 뒤에는 나는 물러가겠소.”한 말은 결코 봉

                   건적 겸양으로만 들리지 않고 동무의 무책임 무기력을 폭로한 것이오. 당

                   은 취미 본위의 구락부가 아니고 ‘혁명’의 전위는 쫓겨나거나 꿋꿋이 지
                   도하거나 둘 중의 하나요. 더욱이 동무는 당의 선배며 대다수 공산주의들

                   의 ‘호프’요. 절대로 그런 태도는 두 번 행하지 마시오. 반중앙파의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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