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죽산조봉암기록

② 당원은 버리고 비당원 여자와 결혼했다는 것.
설명하기 싫고 죄로 아오. 그러나 여자도 좋은 당원이 되어 중국 당내에

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또한 사실이오.

③ 상해에서 강도를 했다는 것.

내가 상해 당부 책임자로 있을 때 당원 중에서 그런 놈이 있었고 주민

에게 악영향을 주었다는 사실도 아오. 물론 책임자로서 죄는 내게 있소.
④ 출옥 후 이권 얻어서 부자로 살았다는 것.

이권도 얻은 일 없고 부자로 살아 본 일도 없소. 김점권 동무가 문제를

내세웠기 때문에 인천시 당부로부터 상세한 보고서가 갈 것이요.

⑤ 홍남표 등 몇 동무가 당내 외에 유포하고 있는 ‘반조’의 죄목을 보면

상해에서 온 돈을 받고 당비를 받았다. 동지의 가족을 속여서 돈을 사기했
다. 감옥 중에서 전향 성명을 하고 상표를 타고 가출옥을 했다 등인데 전

자는 강문석 동무에게, 후자는 김점권 동무에게 조사하시오.

변명인지 비판인지 모르게 되었소마는 이것밖에 없으니 동무의 혁명가

적 양심에 비추어서 반계급적 반당적 반혁명적인 점을 지적해서 확실히
처단해주기를 바라오. 항간에서는 “조봉암이가 중앙에 나서지 않는 것은

당내에서 조가 당국촉탁(堂局囑託)이라는 말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까

지 났소. 내가 반박하지도 않고 남의 죄과를 들추지도 않는 것은 오직 당

을 위하는 것뿐이오. 내가 양심적으로 진실로 죄로 생각하는 것은 일하지
못한 것이오. 그런 것만치 쥐꼬리만치도 일한 것 없이 큰일이나 한 것 같

이 꾸미며 혁명가로서는 물론이고 인간적 양심으로도 도저히 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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