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전시가이드 2025년 07월 -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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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덕 컬럼
지방작가들의 상경기
아홉, 소행성들의 공전 6+3색전
글 : 김재덕(미술컬럼니스트. 아트팜갤러리 관장)
박성휘_The women story _있잖아~, 97x130cm, oil on canvas, 2025
수많은 데이터와 정보가 손바닥 안에서 광속으로 공유되지 못하던 7~80년대 각자의 공간에서 자기의 말을 하다 문득 모여 말 너머 응시로 도킹해 수혈받
우리화단의 작가들은 아날로그식 인쇄물인 도록과 화랑의 현장감을 통해 서 는 상호 소중한 존재들로 자리하고 있다. 작가들은 첨단 디지털화된 현대 사
로의 필요 부분을 채워 나갔다. 그렇기에 인적 네트워크가 필요했으며 작가 회의 메마른 관계보다 인본주의적 정서의 작업관의 존재 가치로 인정하고 공
저마다 사상과 화풍의 특성으로 모여 그룹활동을 이어 나갔다. 이른바 그룹전 유하는 예전의 순수함을 추구한다.
과 그룹공모전의 문화가 전성을 이루던 시기가 있었다. 현대의 화단은 SNS등
현실과 가상공간 등 각종 매체들을 통한 작가 개개인의 고유 영역이 매우 활 정정임의 그림은 詩같다. 곁가지들을 생략하고 본질로 깊이깊이 들어가 그 안
발하게 작용되고 있어 그룹의 정서보다는 개인의 주체적 활동이 자연스러운 에서의 묵음들을 풍경화한다. 밝은 색들로 배치된 그림에서도 설핏 쓸쓸함은
흐름으로 인식되고 있다. 구상회, 신조형미술회, 이후회 등 지금도 명맥을 잇 스며드는데, 별미다. 완전하지 않을때도 매 순간 빛나는 달은 언젠가는 빛날
고 있는 그룹전시가 옛 정감을 불러 주기도 한다. 수 있는 내 안의 달을 만나게 한다. 누군가의 달이 되어 빛날 날들을 위해 슬
픈 영혼의 낮달로 비추고 있다. 웅크림 속의 생명을 잉태하고 있는 겨울 산.
호남 광주광역시를 근거로 하는 아홉작가들에게 이번 6+3색전 의 서울 나들 호흡하는 숨결조차도 거칠지 않음은 그 의미를 알고 있음이라. 시린 두 손으
이는 사람냄새 나는 회화작가들의 열정이다. 각자의 소소한 도시락에 자신있 로 햇빛을 끌어내려 생명 온전토록 새 봄의 속옷을 짜는 겨울의 지혜와 따뜻
는 것들을 담았다. 오랜시간 실험하고 관찰해 키운 것들을 본인들만의 요리법 한 사랑의 침묵을 찾는다.
으로 구현했다. 예술이라는 천체를 각자의 시선과 방식으로 돌고 있는 아홉작
가의 서로 다른 목소리로 다가온다. 아홉작가들은 서로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 박성휘의 그림 속 여자들은 당당하고 싶어 한다. 아직은 당당하지는 못한 마
서지도 그렇다고 너무 멀리 사라지지 않으면서 서로의 존재를 들킨다. 들키고 음들. 연약하고 웅크린 불안한 마음들이 곳곳에서 전해지는데, 당당하지 못함
들켜 줌으로써 조용한 위로와 응원이 됨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평상시에는 과 당당하려 애씀 사이의 말이 모두의 마음에 동그라미를 친다. 내가 너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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