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전시가이드 2025년 07월 -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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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아_무성한 반영, 100×100cm, acril on Canvas, 2025           한갑수_기억나무,집, 50×50cm, 잡토. 잡불







            해해, 라고 말 하는것만 같다.                               게한다. 휘청, 아픔도 환하다.

            정순아의 색은 끝끝내 노랗다. 들판으로 바람을 불러 오는데 삶의 아쉬움과 상      한갑수는 흙 가시들을 돌돌 말아 세워 불에 굽는다. 가시를 말아 세우는 시
            처가 유년의 따듯했던 그리움을 만나 화해하며 뛰노는 치유의 들판 같다. 그러      간은 그리움을 만나는 시간이며 돌아갈 수 없는 한 때를 꿈처럼 다시 마주하
            니 노랑은 정지가 아니라 아직은 가지 못한 곳을 꿈 꾸는 색이리라.           는 인디언 썸머의 시간이다. 집요함은 어리섞음 너머 작업의 과정으로 너에
                                                            게 가 닿는 것이다.
            박해경의 그림은 꽃으로 그리는 문자화 같다. 각기 다른 꽃으로 보이지만 꽃잎
            은 어김없이 닮아있다. 닮는다는 것은 염원하고 바라는 것 일진데 그림 속 날      작가간의 색을 존중하고 발산하는데 사람내음으로 흠양토록 서로 힘이 되어
            으는 작은 종이비행기를 보니 그것은 아마 지나간 것이거나 닿을 수 없는 곳       주는 6+3색의 작가 모임은 정순아 작가의 자연을 담은 풍경의 작업관과 함께
            이어서 바램으로 늘 곁에 존재하여야 완성되는 곳은 아닐까.                한다. 자연은 삶의 안식처이며 극복해야하는 공존과 애증의 대상으로 자연 속
                                                            의 풍경은 멀고도 가깝게 존재하며 우리에게 다양한 감정을 안겨준다. 특히
            임수영은 색으로 등분하고 통합하는 기호학 같다. 색들은 서로 다투며 화해하       자연의 풍성함은 태양, 바람, 물, 달, 별 그리고 인간을 오랫동안 품은 땅의 결
            고 밀치며 다시 끌어 앉는다. 이번에 임수영은 대박이라는 고양이를 색의 가운      실이다. 이건 신비의 땅의 춤과 노래다. 희노애락의 기억들이 어우러진 땅에
            데 두었다. 색들도 그루밍 소리를 낸다. 임수영의 몽유대박도(60*30cmAcryl-  서 자연을 벗 삼아 나만의 세계를 펼치고자 하였다. 다양한 색들, 선들, 재질들
            ic on canvas)는 대박이라는 고양이를 외출시킨다. 즉흥적인 드로잉(점,선,면)  도 느끼게 하는 땅의 생명력과 리듬감은 인간의 근원지라고 할 수 있다. 존재
            을 통해 내면을 치유하듯 자유로운 곡선들을 이용하여 표현하였다.             하는 모든 것은 그 나름대로 정체성과 더불어 본질적인 고유한 목적과 의미
                                                            가 있는것 이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궁극적인 목표인 자연의 가치가 인간의
            진허의 그림은 강렬한 색감과 단순화한 구도로 곳곳에서 도발적이다. 한 가정       삶 속에 가장 크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고 무지를 일깨우는 관념의 통찰에 참
            에 뿌리를 내려 꽃을 피우고 열매 맺기까지의 과정을 엄마로서 감내해온 기록       여하게 한다. 사물의 본성과 원형에 대한 인식을 할 수 있는 이데아를 들여다
            으로 그 사랑을 자식에게 내려주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볼 수 있다. 자연이 처음부터 품고 있었던 모든 것 들과 연결되는 느낌에 대해
                                                            이성적 설명이란 무의미한 것일 수 있다. 켜켜이 쌓인 언덕을 구비지며 흙 머
            이호국의 선들은 善하다. 유려한 선으로 표현된 그림을 봄과 동시에 날아 오르      금은 들판은 아버지의 몸이고 들판의 소리는 침묵의 공간을 홀로 살아온 소
            게 된다. 밀려나거나 쫒겨난 작은 행복들이 순식간에 가슴으로 찾아든다. 이호      리 없는 아버지의 음성으로 우리의 심연(深淵)에 거(居) 하고 있을 것이다. 그
            국의 선은 말도 안되는 힘이 있어서 자꾸 꿈만 꾸게 한다. 선 긋기에는 인생의     리고 창작이라는 사고 속에 그저 그 느낌을 담백하게 이야기 하고 싶다. 계절
            긴 수행과도 같은 지루함도, 반복적인 거친 선에도 의도와 우연의 질서가 따       의 흐름 속에 들판에서 일하고 지켜보는 것이 어떠한 감성으로 공감 할 수 있
            르며 사물의 움직임에 따라 조형화되어 재 해석하고 있다. 자신의 세계란 나       는지를 6+3색은 탐닉한다.
            를 그려내는 것이며 작업은 긴 수련을 통해 꿈을 꾸는 공간으로 조형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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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일의 배꽃 그림은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까. 별이 빛나는 밤 부끄러운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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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을 만개하는 꽃태에서 달 밝은 밤 가슴으로 부는 바람을 고백하는 우리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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