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전시가이드 2025년 07월 -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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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현 컬럼
AIAM 갤러리 전속 글로벌회원
‘새로운 트렌드’를 품은 이희자 작가
글 : 김구현 (AIAM Gallery 대표 & IP빅데이터 분석전문가)
ADAGP 글로벌저작권자 연합회 공식사이트에 게재된 이희자 등록 페이지
이희자 작가는 다복한 집안에서 7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서울로 유학을 인간의 생물학적 본능을 자극시킨다. 여기서 생물학적 본능이라 함은 인간의
가서 미술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경주에서 가까운 대구 효 육체 속에 내재된 여러 조직들, 이를테면 희망과 욕망, 그리고 ‘생식’ 같은 것
성여대에 진학하였다. 응용미술과를 졸업하고 순위고사를 거쳐 공립 학교인 들이다. 생명이 지닌 이러한 싱싱한 상상력을 한데 묶어 「잉태」라고 명명하였
경북 영해군 병곡중학교 미술교사로 발령받았다. 처음에는 경주시 사립중학 다. 작품 속에 나타난 『꽃』시리즈는 상징을 통해 전개되는 인간욕망의 성적 표
교인 월성중학교와 경주상고에 미술교사로 임용되었지만 바다가 보이고 그 출이자 충동언어의 표상으로 작동한다. 개념적으로는 용이성을, 정신적으로
림의 소재가 많은 병곡에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5년간 중학교 미술교사로 근 는 당위성을 띠고 전개된다. ‘용이성’이란 <팝 아트> 혹은 키치적 요소를 사용
무하고 서울로 시집오면서 서울 신림동에서 미술학원을 경영하며 작품 활동 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은 관객이 쉽게 작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난해한 미
을 시작하였다. 적 표현을 폐기처분한 것을 말한다. 당위성이란 “잉태”라고 하는 생명의 생식
작용을 찬양하는 것인데, 그것은 인간이 잃지 말아야 할 생명력, 그러나 각박
첫 개인전에는 잊혀가는 우리의 삶의 양태를 역사적인 기록으로써 가치를 남 한 일상에서 인간이 잃어가는 본래적인 생명력을 호출하기 위한 사회성을 띈
기며 동시에 우리의 삶의 흔적이라는 기록성을 띈 작업을 주로 해왔다. 과거 다. 이 점은 오늘의 인구감소 추세를 고려해 볼 때 예술이 사회적인 삶에 침투
의 삶을 반추하는 기물을 통해 우리 자신의 뿌리를 되돌아보고 삶의 원형이 하여 그 가치를 들어올려야 한다는 점에서도 설득력을 갖게 된다. 저출산, 고
자 전통적 생활양식 속에 내재하고 있는 역사성을 상기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령화 시대. 결혼도 하지 않고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 그들을 그렇게 만
2006년부터 선보인 『꽃』을 대상으로 한 기호 상징 체계로서 이미지 시리즈 작 든 것은 사회 시스템 전반적인 문제이며 또한 그들을 양육한 기성세대의 책임
업들은 구애-잉태-순산-다산이라는 연속적인 주제를 통해 자연 안에서 사람 인 것이다. 수많은 이국 여성들이 한국으로 시집을 온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이 살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새로운 시도로 접근하였다. 특히 <팝아 것은 상관없다. 구애를 위해서는 꽃 한 송이면 충분하다. 작품에 등장하는 동
트>적인 요소와 <키치 미학>에 가까운 이미지들은 설렘과 기쁨으로 다가와 물들은 잉태와 다산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구애를 서슴지 않는다. 현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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