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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봉 스님의 쌍봉황도(출처 : 국가유산채널)

                                                                            민화에서도 봉황은 많이 그려지는 소재로서 아무
                                                                            리 배가 고파도 조 따위는 먹지 않는다고 해서 이
                                                                            런 고고한 모습을 청렴한 군자에 비유하여 효제
                                                                            도의 효제충신(孝悌忠信), 예의염치(禮義廉恥) 중
                                                                            ‘염(廉)’ 자에 결합하여 그렸다.

                                                                            서양에서는  봉황을  불사조(不死鳥)로  인식하였
                                                                            는데 그래서 영어로 중국 불사조(Chinese Phoe-
                                                                            nix) 또는 불사조(Phoenix)라고 번역하였다. 동양
                                                                            의 봉황은 옛 중국의 산해경에서 유래된 반면, 서
                                                                            양의 봉황인 피닉스는 이집트 신화의 태양과 창
                                                                            조, 부활과 관련된 불사조인 벤누(Bennu)에서 유
                                                                            래되었다고 한다.
                                                                            서양  미술에서  봉황을  그린  작품은  흔치  않지
                                                                            만 구스타브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
                                                                            가  1917년에  그린  '부채를  든  여인(Dame  mit
                                                                            Fächer)'이란 작품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동양
                                                                            미술 특히 일본의 색판화인 우끼요에(浮世絵)에
                                                                            서 영향을 받아 노란색 배경에 봉황, 학, 금계, 연
                                                                            꽃 등 동양의 길상적인 모티브를 그려 넣어 동양
                                                                            의 미감과 서양의 미술 즉, 자포니즘(Japonism)
                                                                            과 아르누보(Art Nouveau)의 아름다움이 융합된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이 화제가 된 것은 2023년
                                                                            5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8,530
                                                                            만 파운드, 한화로 약 1,413억 원에 달하는 금액
                                                                            으로 낙찰되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2010년
                                                                            6,500만 파운드, 약 1,355억 원에 낙찰된 알베르
                                                                            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 1901~66)의 ‘
                                                        구스타브 클림트의 부채를 든 여인  걸어가는 사람 I’이라는 조각 작품이었고, 회화 작
                                                                            품으로는 2008년 약 1,045억 원에 낙찰된 클로
                                                                            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의 ‘수련’이
                                                                            최고가 였다고 하는데 클림트의 '부채를 든 여인’
            를 구분하였다. 대표적인 단청 작품으로는 국가무형유산 제48호 단청장이었던 만봉(萬峰,1910~2006) 스    이 역대 유럽의 예술 작품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
            님의 쌍봉도가 있는데 검은색 바탕에 오색구름 속을 나는 봉황 한 쌍이 서로 마주 보며 날개를 활짝 편 모      로 앞선 기록을 모두 깨버렸다. 이즈음에 그린 또
            습을 화려하게 그렸다. 궁궐의 봉황도는 경복궁의 광화문(光化門) 홍예 천장에 오색구름 속을 나는 봉황        다른 작품 '여자 친구들'에서는 붉은색 배경의 좌
            이 화려하게 그려져 있다. 창덕궁 대조전에는 벽오동을 배경으로 한 무리의 봉황을 그린 첩부(貼付) 벽화       측 여백에 봉황을 강렬한 색상으로 화려하고 리
            가 있다. 또한 인정전의 어좌 뒤 일월오봉도 병풍의 하단 목판에 그려진 사령 중에도 봉황이 있으며, 선정      얼하게 표현했다. 하지만 서양인 클림트의 시각
            전 천장의 반자에도 봉황이 그려져 있다. 이밖에 경복궁 근정전, 강녕전이나 덕수궁 덕홍전, 함녕전 등의       에서 그린 봉황은 다소 날카롭고 매서운 표정을
            천장 반자에도 봉황도가 그려져 있다.                                            짓고 있어 한국인이 느끼는 심상과는 다소 차이
                                                                            가 있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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