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현우식전 2024. 2. 11 – 2. 15 제주특별자치도 문에회관 1전시실
P. 68
종일위지소여 능만경지망연 호호호 여빙허어풍 이부지기소지 표표호 여유세독립 우화이등선, 어시 음주낙심 구현이가지. 가왈 계도혜난
장 격공명혜소유광. 묘묘혜여회망미인혜천일방 객유취통소자 의가이화지 기성오오연 여원 여모 여읍 여소 여음요요 부절여루 무유학지잠
교 읍고주지리부, 소자초연 정금위좌이문객왈 하위기연야 객왈 월명성희 오작남비 차비조맹덕지시호 서망하구 동망무창 산천상무 울호창
창 차비맹덕지곤어주랑자호 방기파형주 하강릉 순류이동야 축로천리 정기폐공 시주임강 횡삭부시 고일세지웅야 이금안재재 황오여자 어
초어강저지상 려어하이우미록. 가일엽지편주 거포준이상속 기부유어천지 묘창해지일속. 애오생지수유 선장강지무궁, 협비선이오유 포명
월이장종 지불가호취득 탁유향어비풍. 소자왈 객역지부수여월호 서자여사 이미상왕야 영허자여피. 이졸막소장야 개장자기변자이관지 즉
천지증불능이일순. 자기불변자이관지 즉물여아개무진야 이우하선호? 차부천지지간 물각유주 구비오지소유 수일호이막취. 유강상지청풍
여산간지명월 이득지이위성 목우지이성색 취지무금 용지불갈 시조물자지무진장야 이오여자지소공적. 객희이소 세잔경작 효핵기진 배반
낭자 상여침적호주중 부지동방지기백
적벽부 원어송조저명시인 소동파 어 1082년 류방시사적 적벽부 내용시소동파화붕우 양세창 일기갈주획선 회억조조대군화오국대군일
전 적벽대전 가창자연지미화인생적공허감
임술년 가을, 칠월기망, 소자가 손님과 배를 띄워 적벽아래 노니, 맑은 바람은 천천히 불고, 물결은 일지 않았다. 술을 들어 손님에게 권
하고, 밝은 달의 시를 읊고, 정숙하고 고요한 글을 노래한다. 조금 지나자 달이 동쪽 산 위로 떠올라 두성과 우성 사이를 서성이고, 흰 이슬
은 강을 가로지르며, 물빛은 하늘에 닿았구나.
한 조각 갈대 같은 배가 가는 대로 맡기니, 아득한 만겹 파랑을 헤치고 가누나. 넓고도 넓구나. 허공에 기대어 바람을 탄 듯하니 멈출 곳을
알 수 없고, 훨훨나부끼누나, 세상을 버리고 홀로 선 듯하니 날개 돋아 신선되어 오르리라. 이에 술을 마시고 즐거움이 넘쳐 뱃전을 두드리
며 노래한다. 노랫말은 “계수나무 도, 목란 삿대, 물에 비친 달빛을 치며 흐르는 달빛을 거스르네, 멀고도 아득한 내 그리움이여, 하늘 저편
의 미인을 바라보노라”.
손님 중에 퉁소를 부는 사람이 있어 노래에 맞춰 가락을 맞추니. 그 소리가 슬프고도 슬퍼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우는 듯, 호소하는 듯,
여음이 가늘고 긴 실처럼 이어지니, 깊은 골짜기 물에 잠긴 교룡을 춤추게 하고, 외로운 배에 탄 과부를 울게 했다. 소자가 슬퍼하며, 옷깃
을 여미고, 자세를 바로 잡아 손님에게 묻기를 “어찌도 이러할 수 있습니까?” 손님이 말하기를 “달은 밝고 별은 성긴데, 까마귀와 까치는
남동쪽으로 난다”는 조맹덕 시가 아닙니까? 서쪽하구를 바라보고, 동쪽으로 무창을 바라보니, 산천이 서로 얽혀 수목은 빽빽하고 푸른데,
여기는 맹덕이 주랑에게 곤욕을 치른 곳이 아닙니까? 그가 형주를 격파하고 강릉으로 내려가며, 흐름을 따라 동쪽으로 가니, 배는 천리에
이어지고, 깃발은 하늘을 가렸습니다. 술을 걸러 강물을 내려다 보니, 창을 비껴들고 시를 읊었으니. 진실로 시대의 영웅일진대, 지금은 어
디에 있습니까? 하물며 나는 그대와 강가에서 고기를 잡고 나무를 하고, 물고기와 두꺼비를 짝하여 고라니와 사슴을 벗하고 있습니다.
나뭇잎 같을 배를 타고, 조롱박 술잔을 서로 권하며, 천지에 기대어 사는 하루살이요, 망망한 푸른 바다의 좁쌀 한 톨입니다. 나의 삶이 잠
깐임을 슬퍼하고, 장강의 무궁함을 부러워합니다.
신선과 더불어 즐겁게 노닐며, 맑은 달을 안고서 오래도록 하고 싶지만, 불현 듯 얻지 못할 삶임을 알기에, 여운을 슬픈 바람에 기대어 보냅
니다. 소자가 말하기를 “손님께서도 물과 달을 아십니까? 흘러가는 것은 물과 같으나, 일찍 가버리는 것도 아니고, 차고 비는 것은 달과 같
으나, 끝내 줄거나 늘지도 않습니다. 스스로 변한다고 본다면, 천지는 한순간도 변하지 않을 때가 없습니다. 만물과 나는 다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또 무엇을 부러워하겠습니까? 또한 대저 천지 사이의 사물에는 각기 주인이 있으니, 참으로 내 것이 아니라면 털끝 하나라도 취하
지 말아야 합니다. 허나 오직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간의 밝은 달은, 귀로 얻으면 소리가 되고, 눈으로 만나면 빛이 됩니다. 갖는 것을 금하
지 않고, 써도 다함이 없으니, 이는 조물주가 준 무궁한 보물이기에, 나와 그대가 함께 즐기고 있습니다.
손님이 기뻐서 웃으며, 잔을 씻어 다시 술을 따르니, 고기와 과일 안주가 이미 다하고 잔과 소반이 어지러웠다. 배 안에서 서로를 베개 삼아
잠드니, 동녘이 이미 밝아 오는 줄 몰랐다.
적벽부는 원래 송나라의 유명한 시인인 소동파(1036~1101)가 1082년 귀양을 가서 쓴 적벽부에서 유래한다. 내용은 소동파가 벗 양세창
과 술잔을 기울이며 뱃놀이를 하면서 조조의 대군과 오나라의 대군이 일전을 겨룬 적벽대전을 회상하고,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생의 허무
함을 노래하는 것이다.
12. 難得糊塗(난득호도)
어리숙해 보이기가 어렵다
淸 板橋 鄭燮(청 판교 정섭)
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