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전시가이드2021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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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부용정 전경 창덕궁 부용정 처마
는데 왕이 머무르던 어재실, 왕이 목욕하던 어목욕청, 세자가 머무르던 세자 던 엄숙한 근신(謹愼)과 절제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한다.
재실이 있다. 이 건물들은 모두 홑처마에 맛배지붕인 간소한 구조에다가 단청 이렇듯 긋기단청은 간단하게 몇 개의 선만 그었지만 언뜻보면 현대 추상회화
도 단순하고 소박한 긋기단청을 하였다. 건물의 윗 부분인 서까래, 도리, 장여, 의 선구자였던 몬드리안(Piet Mondriaan)의 수직선과 수평선으로 구성한 콤
대들보, 창방 등에 흑백의 소박한 색채로 단정한 선을 가지런히 정갈하게 그었 퍼지션(Composition) 작품의 한 조각이 연상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할
고, 텅 빈 벽의 가장자리에도 두 줄의 흑백선을 그었음을 볼 수 있다. 그야말로 까? 정결하게 선을 긋는 긋기단청에서 우리 단청 장인의 뛰어난 예술적 감각
왕이 제사를 지내기 전에 정결하게 목욕재계(沐浴齋戒)하며 몸가짐을 삼가했 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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