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전시가이드 2024년 12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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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덕 컬럼
Light, Breath, Trace 빛, 숨, 결 04, 07, 03_2024_광목에 수묵 바느질_ 193.9x106cm, Anthology 삶의 조각 33-1 & Light, Breath, Trace 빛, 숨, 결 installation_2023-24_
193.9x29cm, 193.9x124.3_DETAIL 가변설치
수묵변주(水墨變奏)의 Anthorogy 바다와 그 위에 얹쳐진 눈부신 빛과, 켜켜이 굽이쳐 밀려오던 물결 등 심원(心
源) 깊이 스며들었던 아름다운 풍경을 영원으로 담아냈다. 작가는 푸른 윤슬
한국화가 장 영 은 을 수묵의 베이스와 함께 은사를 사용하여 한땀 한땀 바느질로 묵(墨)과 바느
질의 이반된 물성을 통한 인고의 과정으로 심성의 이데아(idea)를 생산한다.
글 : 김재덕(미술컬럼니스트. 아트팜갤러리 관장) “인간은 자연의 섭리를 따라 그 품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을 배우며 삶의 유한
함을 인정하고 수용했으나, 한편으론 대표작 중 하나인 <Eternally Blue : 영
원히 푸르다> 2019~ 시리즈를 통해 반대로 순간을 포착해 ‘영원’이라는 키워
한국화가 장영은작가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詩)로 시각화 드를 작업에 등장시키기도 한다. 인간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것이 어려
하며 수묵의 정통적 표현보다는 현대적 감각에 맞추는 작가만의 독창적 변주 운 존재임을 알고 있지만, 예술을 통해 순간을 영원으로 치환할 수 있는 힘
(變奏)를 통한 창작의 세계를 천착(穿鑿)해 나가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 이 내게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해 나가고자 함이었다. 이와 같은 삶의 원동력
세계관의 많은 부분을 주도하는 빛과 자연의 모습을 빌려 새로운 조형 언어로 이 내겐 매순간 필요했다. 작업은 나를 숨 쉬게 하고, 삶을 사랑할 수 있게 도
감상자의 미적 감수성을 자극하여 준다. 각각의 새로운 조형언어로 이어지는 왔다. 이처럼 우리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삶의 흔적인 고유의 ‘결’을 굽이마
자연에 대한 동경(憧憬)의 이야기는 하나의 편집된 조각의 모음으로 전체의 다 새겨나간다.”
이야기를 완성해주는 심미감을 전달하여 준다. 한국화가인 모친의 DNA로 이 -2024 장영은 작업노트중-
어지는 수묵에 대한 애정은 더욱 창의적이고 실험적 접근을 이루게 하여 수묵
의 변주를 완성토록 담론화하고 있다. 전시는 작가의 다양한 조형언어가 공존하는 시의 선집(選集)으로 연출되었다.
평면작업과 함께 가변 설치 작업이 시각 이미지를 압도하며 작가의 자연에 대
복합전시공간 루트에서 열린 장영은작가의 2024개인전에선 2년전 가을 남프 한 원형을 이루는 영원불변한 실재(實在)가 존재함을 대변한다. 설치작업 속
랑스 니스의 해변에서 영감을 받아 새롭게 선보이는 대형 작업 푸른 윤슬(sun 에 작가가 의도하는 [Light, Breath, Trace : 빛, 숨, 결]은 대 자연과 함께 창작
glitter) [Anthology 66-1, 66-2] 시리즈가 전시되었다. 작가가 경험한 광활한 의 모티브로 삼고자 하는 ‘Anthology2’ 어원의 의미를 되새겨보며 일상 속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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