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2019년08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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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jinction18-12, 227×182cm, Oil on hemp cloth, 2018  Conjinction 18-52, 162×130cm, Oil on hemp cloth, 2018




            접합(Conjinction)시리즈로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시기였다. 초기 접  방식을 제공하며 보다 구체적으로 하여 서로 다른 두 요소를 특정 상황에서
            합(Conjinction)시리즈 작품은 올 굵은 마대천의 배면에 채료(彩料)를 바르고   통합할 수 있는 연결 형식이라고 보았다.[3] 하종현 작가는 마대천을 뚫고 나
            앞면으로 밀어내 올 사이로 밀려나온 채료의 우연성에 기인했다. 올 사이사이       온 물성의 우연성과 의도한 터치의 조형미에 생물학적, 인문학적 의미의 담론
            로 밀려나온 채료는 저마다의 모양을 가지고 전체 화면의 마티에르(matiere)    을 감상자들에게 제시하며 ‘회화란 무엇인가?’ 라는 자신에게 던지는 평생의
            를 이루어 수학적인 규칙성과 인문적인 한국인의 언술표현(言術表現)의 정서        질문에 접합(Conjinction) 작업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가 묻어 나오는 의도함과 우연한 물성의 현상을 감상 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하
            종현작가는 평소 작품에 쓰는 오일이 배면에서 전면으로 통해 흘러나와 번지        정치적으로 첨예한 현 상황에 거론하기 조심스러우나 비교적 문화적 사료를
            고 응집되는 현상 등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을 중요시하였는데, 이런 모습       잘 기록하고 보존하며 계승하는 일본의 경우 모노하(物派 Monoha), 구타이(
            들을 통해 '접합'(Conjinction)의 의미를 정의 하고 있다. 올 굵은 마대천의 틈  具体 Kutai)처럼 자국의 고유한 문화적 언어와 전통을 만들고 후대에 이어가
            을 이겨낸 채료의 물성과 캔버스와 작가의 퍼포먼스 등이 작품에 배어나오면        는 체계적인 모습은 본받을만하다. 한국의 우수한 문화적 소중한 자료들도 보
            서 주걱의 터치에 따라 연결되고 합쳐지는 다양한 표정의 얽힘이 생겨나기 때       다 체계적으로 연구 보존하여 후학들에게 물려 줄 수 있는 문화 행정적인 의
            문이다. 하종현 작가의 단색화에 대한 근작의 메시지는 접합시리즈 작업 이전       식이 체계화되어야 한다. 힘겨이 이루어낸 제 1세대의 단색화 언어 통일이야
            1962년부터 68년경 작가가 연구해온 비정형의 즉흥적인 추상예술 경향인 앵      말로 스튜어트 홀(Stewart Hall)이 말하는 담론연구 수행의 어려운 과제를 이
            포르멜(Informel) 스타일과 기존의 예술적 기준을 부정하고 속박으로 부터 벗   루었으며 이러한 과정과 결과물을 연구 보존하고 계승 할 수 있는 문화저장
            어나는 예술적 경향을 가지는 전위적 미술가 그룹인 한국아방가르드협회를          공간이 필요 하다고 주장해 본다.
            결성하여 기존 회화작업의 상식을 뛰어 넘는 다양한 오브제와 조형작업에서
            적용하지 못했던 주변의 잡동사니 내지는 비미술적이고 비전통적 매체등 다         청소년시절 파란눈에 금발의 서양친구가 태권도를 배웠다고 품새를 보이며 ‘
            양한 실험과 도전의 초기 추상작업의 연장선에서 마대천의 틈사이를 빠져나         차렷! 인사!...’등 한국말로 기합을 넣는 모습에 신기하면서도 우쭐했던 기억이
            온 물감위에 횟불의 그을음과 과감한 나이프 터치를 통해 또 다른 조형적 의       있다.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이 얼마나 큰지를 실감하면서 큰 자긍심을 가지
            도하는 우연의 추상세계를 전달하고 있다.                          기도 했다. 한국전쟁등 역사의 굴곡을 이겨내며 국내 화단의 어려운 환경 속
                                                            에도 고단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단색화로 세계의 미술언어를 통일한 미술
            용어의 사전적 의미론 접합(Conjinction)은 접속사를 의미 하여 두 문장, 성  계 원로들의 투혼에 깊은 감동을 가지게 된다. 젊은 한류열풍으로 K_POP이
            분을 이어주는 의미이며, 확대하면 접합(conjugation)은 생물학적으로 미생   전 세계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고 있는 초 정보화 사회에 한국인 특유의 정서
            물의 대표적인 유전자 교환법을 의미 하는데 연결되고 합쳐지는 작업과정과         와 느림의 미학으로 한국 미술계에 원로들의 K_ART돌풍을 통한 세계 미술시
            마대천의 표면에 나타나는 표현의 결과에 대한 연결의 담론을 제시하여 주         장의 관심 집중은 앞으로 우리나라 미술인 창작 환경에 밝은 희망의 메시지
            고 있다하겠다. 인문학적 측면에서의 접합(articulation)에 대하여 문화연구  를 전달해 주게 될 것 이다.
            (cultural studies)의 창시자 스튜어트 홀(Stewart Hall, 1986)은, 접합(articu-
            lation)이란 특정한 담론에서 용어나 표현 그리고 언술이 선택되고 결합되는     1). 단색화, 새로운 비평의 시작에 관한 발언. 월간 미술세계. 2016년 2월호 Vol.375.
            것으로 이를 통해 의미의 등가물을 만들고 담론의 의미를 일시적으로 고정시        2). 서진수 편저. 단색화 미학을 말하다.  마로니에북스. 2015.
                                                            3). 커뮤니케이션학, 10인의 선구자(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330
            키는 것으로 보고, 담론 연구를 수행하는 전략으로 분석 대상을 맥락화하는
                                                            972&cid=42251&categoryId=56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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