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전시가이드2025년 09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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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과 컨템포러리 아트
삼각산 경국사 천태성전 전경
단청 별화(別畵)와 사찰 벽화 양 안에 그려졌으며, 그리는 장소에 따라 벽에 그리면 벽화, 포벽에 그리면 포
벽화, 머리초 계풍의 풍혈 안에 그리면 풍혈화라고 구분해서 부르기도 한다.
(壁畵)에 담긴 회화적 세계 또한 벽의 재질이 흙인지, 회인지, 돌인지, 나무인지에 따라서 토벽화(土壁畵),
회벽화(灰壁畵), 석벽화(石壁畵), 판벽화(板壁畵)로 나눌 수 있다. 대체로 벽면
에 바로 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한지나 비단 등에 그린
글 : 박일선 (단청산수화 작가, (사) 한국시각문화예술협회 부회장) 다음 붙이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따로 첩부(貼付)벽화라고 부른다.
어느 사찰이든 벽화가 없는 사찰은 없다. 조금만 관심 있게 보면 의외로 많은
별화(別畵)란 단청에서 회화적인 기법으로 그린 그림을 말하는데 별지화(別 벽화들이 그려져 있는데 이를 한국화나 민화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엄연히
枝畵)라고도 부르며, 속칭 찌검질이라고도 한다. 국어사전에서는 '단청(丹靑) 단청의 회화적인 한 분야이다. 그래서 뛰어나고 이름난 벽화보다는 지극히 평
한 다음 긋기, 금문 등의 중간 부분에 사람, 꽃, 새, 짐승 따위의 장식화를 따 범하고 일반적인 벽화를 보려고 얼마 전에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있는 삼각
로 그려 넣는 일. 또는 그 그림' 이라고 풀이한다. 산 경국사(慶國寺)에 갔었다. 그곳에서도 정면 1칸, 측면 1칸의 가장 작고 수
찌검질에서 찌검이란 단어가 들어간 혼찌검이나 손찌검은 부정적인 의미의 수한 산신각(山神閣)과 천태성전(天台聖殿)에 그려진 벽화에서 회화적 특성
말이지만 단청에서 찌검질은 가장 숙련되고 전문화된 화공이 전담하여 그림 을 찾아보려고 한다.
을 그리는 긍정적인 일을 말한다. 근래 단청은 협의의 단청인 문양만을 지칭
하는 경향이 강한데 별화는 서(書), 회(繪), 화(畵)를 포함한 포괄적인 단청, 즉 먼저 산신각의 벽화들은 새와 꽃, 그리고 나비 등의 곤충을 함께 그려 넣어 자
회화까지를 포함한 광의의 단청에 해당하는 것이다. 연의 생명력과 조화를 표현하고 있다. 한국화와 다름없는 네 점의 그림은 서
별화는 일반적으로 창방, 평방, 도리, 대들보 등 큰 가로 부재의 양 끝에 머리 로 다른 꽃과 새를 소재로 각기 다른 느낌을 표현하였지만, 전체적으로는 일
초를 하고 중간 부분인 계풍에 회화적으로 그린 장식화를 가리킨다. 계풍뿐 관된 색감과 구도를 통하여 통일성을 갖추고 있다.
만 아니라 처마의 공포와 공포 사이에 생기는 공간인 포벽이나 천장의 빗반
자에 그리는 그림도 별화라고 한다. 대체로 궁궐 단청에는 하지 않았으며, 사 바탕에 칠한 짙은 삼청색은 단청의 색채 중 하나로서 화면에 안정감을 주는
찰 단청에서 주로 불보살이나 불교 경전과 관련된 내용들이 그려졌다. 이뿐 동시에 새와 꽃의 색을 더욱 선명하게 돋보이게 한다. 특히 꽃의 흰색, 노란
만 아니라 사령(四靈)인 용, 봉황, 거북, 기린이나 사신(四神)의 호랑이, 사자, 색, 그리고 새의 갈색과 청색과 대비를 이루며, 생생한 자연의 감각을 느끼게
코끼리, 학 등의 동물과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등의 사군자 또는 산수, 인물, 한다. 전통 단청에서 청색은 청정과 진리를 의미하여 단순한 장식성을 넘어
화초, 화조, 신중, 사천왕, 나한, 신선, 비천, 가릉빈가 등이 다양하게 그려졌다. 선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머리초의 계풍에 별화를 그릴 경우에는 풍혈(風穴) 또는 안상(眼像)이라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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