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전시가이드 2020년 9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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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문, 189×340×100cm, 나무(목기)위에 유채, 2005
로 표현함으로써 완전 대칭이 주는 딱딱함과 단조로움을 줄이고 더 많은 정 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이를 전혁림의 손을 통해서 새로운 만다라로 재탄
감을 느끼게 한다. 생하게 되었기에 마침내 진정한 예술로 승화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새 만다라>는 그의 나이 90세를 전후로 천 개가 넘는 옛 나무과반 위에 작업 전혁림은 회화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나의 회화의 원점과 그 발상은 우리나
한 거대한 작업임에도 이를 완성해 내는 저력과 예술에 대한 열정, 그리고 끊 라 미술문화와 조형문화, 한국적인 미의식, 감정, 정서, 색채, 형상, 생활문화에
임없는 도전에 탄복을 금할 수 없다. '전통 과자그릇인 목판 천여 개에 이승에 바탕을 둔 것이라 하겠다. 더욱 최근의 나의 작품은 나의 신조형이고, 그 명확
서의 화력 백 년을 총정리하셨다고나 할까? 그 그림 천 개가 완성될 동안 나는 한 선과 원색에 가까운 그 색, 도식적인 색면형상, 그 구성이 나의 과제이고 탐
천변만화하는 무궁한 그 분의 작품 세계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구대상이다. 회화는 색채와 형상에 의한 공간의 창조라고 나는 생각한다.'라
우리의 통영길이 백 세에 가까워지고 있는 그 분으로 하여금 끝끝내 붓을 들 고 밝혔듯이 예술에서 만큼은 평생 동안 자기 자신이 추구한 길을 한치도 벗
게 하는 작은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말 할 수 없이 자랑스럽기도 했 어남이 없이 투철하게 묵묵히 걸어갔던 불굴의 강인한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다. 우리는 <새 만다라>의 동반자였다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통영 다녀오
는 길, 신영숙)고 책에 언급했듯이 이 작업은 이영미술관 김이환 관장과 부인 '백년의 꿈 전혁림 탄생 100주년 기념화집', '전혁림' 화집, '통영 다녀오는 길'
신영숙의 노고가 가미된 프로젝트적 성격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 등에서 인용하였으며, 이를 허락해 주신 이영미술관 김이환 관장님께 다시 한
라고도 볼 수 있으며, 이는 전국 방방곡곡에 수소문하여 옛 나무과반을 무수히 번 감사를 드립니다.
구해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6년 동안, 왕복 2천리나 되는 먼 통영 길을 마
다않고 무려 240번이나 오간 것이 밑바탕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리고 민가에서 대대로 오랫동안 사용하며 옛 아낙네들의 손때가 묻은 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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