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전시가이드 2023년 06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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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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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 Shittim_1709_53x40.9cm Mixed media on canvas 2017 하늘바라기_2110 27.3x22cm acrylic on canvas 2021
무 형상을 만드는 과정은 현대미학의 방법론과 일치한다. 오브제의 활용일 수 회화적인 이미지를 중시하게 된 최근 작업은 풍경화 구도, 즉 나무들이 수
있고, 질료로서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에 따라서는 나무 조각으로 평적으로 줄 지어서는 구도가 등장한다. 이전에는 주로 나무 한두 그루 많
전체를 메우기도 했다는 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이러한 작업은 지극히 개 아야 너더댓 그루에 그치는 구성이었다면, 최근에는 숲을 이루는 형태가 된
념적이다. 나무라는 실재하는 재료를 사용하나 작업은 실제와는 상관없는 개 다. 같은 나무들이 줄을 잇거나 밀집하여 숲을 이루는 구도가 적지 않다. 그
념적인 이미지일 따름이다. 묘사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그림과는 확연히 런데도 특정의 색채만을 사용하여 현실적인 분위기와는 다른 관념적인 방향
다른 상황이다. 나무라는 실재하는 소재가 있음에도 그림으로서의 묘사 또는 으로 가고 있다.
표현과는 전혀 다른 물질을 사용하여 단지 나무의 개념적인 속성만을 드러내
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나무 조각, 종이죽, 숯이라는 재료는 ‘나무 그림’이라는 그런가 하면 하늘색도 현실적인 색채감각과는 무관한 초록색, 붉은색과 같
대전제를 충족시키는데 필요한 하나의 개념적인 재료일 뿐이다. 은 이질적인 색채이미지로 꾸민다. 그런 가운데 별들로 빼곡히 채워지는 밤
이렇듯이 그의 작업은 나무의 형상이라는 데서 출발하여 점차 오브제 사용 하늘 풍경도 즐기는 작업의 하나이다. 바닥에 누워 나무를 올려다보면 나뭇
을 줄여나가면서 회화적인 이미지를 복구하게 되었다. 즉 물감을 적극적으로 가지 사이로 빼꼼히 드러나는 하늘은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 나무와 함께
사용하면서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지향하게 된다. 따라서 유채색을 적극적으 보이는 하늘은 제한적임에도 일상적으로 바라보는 하늘보다 더 아름다워 보
로 받아들이는 한편 다양한 색채이미지로 변화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 인다. 나무와 함께 본다는 건 구체적인 대상을 통해 본다는 의미가 있다. 더구
정을 거친 그의 작업은 한층 부드럽고 온화하며 명상적인 분위기로 바뀌었 나 생명체로서의 나무 사이로 올려다보는 하늘은 관념적인 하늘이 아니라 실
다. 나무 조각은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대신에 고운 입자의 종이죽의 활 제적인 하늘이기 때문이다.
용이 증가하기도 했다.
그에게 나무는 하늘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물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일상
그러다가 최근에는 나무라는 질료로서의 직접적인 제시라는 방법에서 벗어 적인 삶의 희로애락을 넌지시 지켜보는 수호자일 수 있는가 하면, 힘들 때 가
나 물감만으로 질감 효과를 나타내는, 전통적인 묘사방식으로 방향을 틀고 있 까이서 속삭이며 토닥여주는 큰 위안의 대상일 수 있다. 어쩌면 그의 그림에
다. 여기에서 한 가지 나무나 종이죽 그리고 숯을 사용하던 작업에서 강조되 서 보는 나무는 인간을 닮아 있는 듯싶은 것도 이에 연유한다. 즉, 의인화하고
었던 질감 효과를 이어가고자 한다. 이러한 근거는 물감을 수십 차례 흩뿌리 있다는 뜻이다. 단지 위안의 대상이라기보다 말을 걸고 마음을 열게 하는 존
는 방식으로 두꺼운 질감, 즉 물감의 층이 형성되도록 작업하는 데 있다. 이는 재로서의 나무, 즉 동반자 관계임을 천명하려는 것일 수 있다. 그러기에 많은
또 다른 방식의 현대미학에 관한 수용이다. 이로써 종이죽을 사용해온 이전 걸 생략한 채 단지 나무가 지닌 존재성과 거기에 깃들이는 아름다운 서정성
의 작업에 근사한 시각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한마디로 종이죽을 사용하던 이 만을 남겨 놓는다. 이미지의 간결성은 다름 아닌 그 자신이 말하고 싶은 많은
전의 작업과 시각적인 이미지의 공통성을 유지하려는 의지를 숨기지 않는다. 걸 함축하려는 의지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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