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전시가이드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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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사 대웅전 내부 전경(출처 문화유산청 포털)


















                                              직지사 대웅전 수미단                                     직지사 대웅전 수미단




            단의 전면과 측면에는 연꽃, 모란, 당초문과 같은 전통적인 길상문양뿐 아니라      는 상징성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하며, 보는 이들이 불단 앞에 섰을 때 하
            용, 봉황, 잠자리, 나비, 물고기 등 다양한 동물들이 묘사되어 있다. 이는 불교   나의 완결된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적 상징과 연화장세계(蓮華藏世界)를 표현한 것이다. 특히 곤충이나 수생 동
            물까지 세밀하게 묘사한 점은 회화적 시각에서 생명의 다양성을 포착하고, 불       마지막으로 조각과 단청이 결합된 예술성이 돋보인다. 부조 형식의 깊이감 있
            교의 평등사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는 조각 위에 채색이 덧입혀져 음영과 빛의 변화에 따라 화면이 살아 움직이
                                                            는 듯한 효과를 낸다. 이러한 특성은 수미단을 단순히 불상을 받치는 구조물
            둘째, 단청의 색채와 필선에서 회화성이 주목된다. 붉은색, 녹청색, 청색, 백색    이 아니라 회화적 서사와 불교적 상징이 공존하는 시각 예술로 승화시켰다.
            의 대비는 입체적인 조각과 어우러져 장식 효과를 높이며 회화적 특성을 품고
            있다. 채색은 면으로만 채워진 것이 아니라 붓의 강약과 농담 변화에 의하여       직지사 대웅전 수미단의 단청은 색채와 문양, 조형이 어우러진 회화적 장엄
            마치 수묵화나 채색화의 필치처럼 살아 있는 선율감을 보여준다. 구름과 식물       예술로서 불교의 우주관과 생명관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특히 다양한
            의 유동적 곡선은 화면 속에서 흐름을 형성하며, 보는 이에게 공간이 단순한       생명체의 세밀한 묘사와 색채의 조화는 조선 불교 회화의 정신성과 미감을 집
            장식이 아닌 생동하는 회화적 장면으로 인식하게 한다.                   약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또한 부조와 단청의 색채가 결합되어 회화적 깊이를 더한 작품이다. 화려함과
            셋째, 화면의 회화적 구도가 뚜렷하다. 상중하로 나뉘는 패널 구성은 하단에       세밀함 속에서 드러나는 불교적 우주관과 조선 장인들의 섬세한 미의식을 동
            연꽃과 초목, 중단에 동물과 곤충, 상단에 용과 구름이 배치되는 식으로 불교      시에 보여주며, 수미단을 보는 이에게 단순한 장식의 감상이 아니라, 경건한
            적 우주 질서를 압축적으로 표현하였다. 이는 불단이 곧 수미산의 축소판이라       회화적 세계로 빠져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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