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전시가이드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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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현 컬럼
AIAM 갤러리 전속 글로벌회원
‘새로운 트렌드’를 품은 이경준 작가
글 : 김구현 (AIAM Gallery 대표 & IP빅데이터 분석전문가)
ADAGP 글로벌저작권자 연합회 공식사이트에 게재된 이경준 등록 페이지
이경준 작가의 회화 작업은 ‘나’라는 존재가 ‘타인’이라는 거울을 통해 비춰지 시간의 층위를 의미하며, 부조 형태의 이미지들은 그 시간들이 교차하는 지점
고, 다시 스스로를 마주하는 순환적 사유의 과정이다. 그림은 사물과 자연, 인 에서 생겨난 존재의 흔적이다. 이 교차는 단순한 시각적 만남이 아니라, 정신
간과의 관계 속에서 탄생하는 내면의 반응이며, 이는 고정된 자아가 아닌, 타 사고의 세계와의 진정한 관계를 맺으면서, 동시에 타인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자의 시선과 교차하는 ‘움직이는 자아’의 형태로 드러난다. 또한 캔버스에 원 내적 노력이다. 그는 이 과정을 산스크리트 어로 표현하자면 <Karma 카르마
색으로 구성된 강렬한 바탕은 정신세계를 해석하는 주관의 근원이며, 동시에 >에 이르는 여정이라 말하고 싶다. 카르마는 단순한 인과를 넘어서, 자아와 타
이상과 열망이 투사된 심리적 지층이다. 그러나 그 위에서 벌어지는 색과 선의 자가 맺는 관계의 윤리적 구조이자, 인간 존재의 본질적 물음이다. 성장은 언
충돌은 우리가 결코 단일한 시각으로 정신세계를 포착할 수 없음을 말해준다. 제나 사랑과 맞닿아 있으며, 사랑은 결국 이해의 다른 이름이다. 이해는 다름
을 보듬는 시간이고, 그 시간은 느림과 비움으로 채워진다. 그러므로 타인의
이경준 작가는 이러한 시각의 다원성과 충돌의 불가피함 속에서, 이해와 조화 속도는 사고의 주체인 ‘나’의 속도와 다르지만, 결국 ‘나’ 자신을 포함한 우리는
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작업의 중심에는 항상 ‘관계’가 놓여 있다. 붉음과 푸름, 서로 다른 리듬으로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나’는 이러한 믿
직선과 타원, 나와 타인 등 모든 관계는 필연적으로 긴장을 동반하며, 그 긴장 음을 바탕으로, 원색의 세계 위에 관계의 회복과 시간의 교차를 그리고자 한
은 질문을 발생시킨다. 여기에서 ‘나’는 다시 ‘우리는 어떻게 다른 존재와 교차 다. 이경준 작가의 그림은 보는 행위에 대한 사유이며, ‘시: (視)볼 시’, ‘시:(時)
하며, 그 과정에서 자아는 어떻게 변형되고 유지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때 시’, ‘시:(咶) 말할 시’, ‘시:(始) 처음 시’, 시:(示)보일 시 등과 같은 동음이의어
탐구하는 고유의 사색 방식은 회화적 언어를 통해 다다르는 사유의 여정이나 를 사용해 제목들을 붙인다. 이것은 시간과 인식, 관계와 존재, 처음과 다시 처
마찬가지다. ‘나’는 대상들을 고정된 실체로 보지 않는다. 모든 존재는 관찰자 음에 대한 그만의 철학적 응답이다. 결국, 그는 내적 자각을 통해 사물을 바라
의 시선과 시간 속에서 다르게 발현되며, 그 차이는 결국 ‘진리’가 아니라 ‘관 본다. 그것은 단순한 시각적 수용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존재로서 스스로
계’ 속에서만 의미를 갖는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작품 속 타원의 유동성은 각성하는 것이며, 자아가 타자를 마주하며 세계와 화합하려는 작고도 위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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