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전시가이드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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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은하수를 만난다면 01, 116.7×91cm, Acrylic on Canvas, 2025
2025. 10. 9 – 10. 21 아트스페이스퀄리아 (T.02-379-4648, 평창동)
설찬희 초대전 한다. 나무와 풀은 강요하지 않고, 다만 내어주며, 이타와 무위 속에서 세계를
새롭게 열어낸다. 그 앞에서 나의 붓질은 시도이며, 하나의 오독, 동시에 공명
이다. 그림은 빛과 덩어리의 반사 속에서 발생하는 사건이다.
글 : 설찬희 작가노트
사회와 부조리가 삶을 뒤흔들지라도, 자연은 흔들림 없는 탈주선으로 자리한
다. 나무들은 질문하지 않고, 이미 질문을 넘어선 차원에서 “어디로 향할 것인
가”를 발현한다. 나는 그 울림을 따라 단순한 위안을 넘어, 삶을 다시 배치하
나무와 하늘은 재현의 대상이 아니라 비인칭적 생명이자, 끊임없이 생성하는 려 한다. 그것은 방향 없는 방향, 끊임없이 생성하는 힘이다.
흐름의 장이다. 그들의 침묵은 공허가 아니라 외부와 내부를 가로지르며 진동
하는 차이의 리듬이다. 나는 그 앞에서 함께 진동하는 하나의 구성체로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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