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전시가이드 2023년 07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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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과 컨템포러리 아트








































          수덕사 대웅전 전경(출처: 국가문화유산포털)


        단청과 이즈니크 타일,                                    물과 문자를 복잡하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흰 점토액을 칠하고 그 위
                                                        에 우리 단청에 쓰이는 오방색과 유사한 붉은색, 암청색, 청록색, 자주색, 검은
                                                        색 등을 사용하여 문양을 그렸다. 즉, 테셀레이션(tesellation)으로 반복되는
        아줄레주 타일                                         사각형 타일의 흰색 바탕에 빨간색, 파란색, 청록색, 검은색 등으로 아름답게
                                                        형상화한 꽃이나 기하학적인 문양을 그려 넣은 것이다.
                                                        16세기 이후 이즈니크 타일은 한층 더 화려하게 변화하면서 청백색 바탕에
        글 : 박일선 (단청산수화가 작가, (사) 한국시각문화예술협회 부회장)
                                                        붉은색을 사용하여 예술성이 높은 그릇, 꽃병, 접시 등의 도자기 작품들도 다
                                                        양하게 생산되었다.
        이즈니크(Iznik) 타일은 오스만 터키 제국의 이즈니크라는 도시에서 생산된
        타일을 말한다. 이즈니크는 고대 도시 니케아(Nicaea)가 있었던 곳으로 로마    아줄레주(azulejo) 타일은 포르투갈 특유의 채색 도자기 타일로서 중국의 청
        제국의 콘스탄티누스 1세가 기독교를 공인한 후 325년에 제1차 종교회의가       화백자와 이슬람의 아라베스크가 융합하여 주석 유약을 사용해서 만든 타일
        열린 곳이기도 하다. 13세기에는 4차 십자군이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였을        을 말한다. 아줄레주라는 말은 '작고 아름다운 돌'이라는 뜻의 아라비아어에
        때, 60여 년간 비잔틴 제국의 수도로 삼기도 했었다. 그래서인지 이즈니크에      서 유래되었다. 말 그대로 아름답고 화려한 타일이다. 아줄레주 타일의 탄생
        는 로마나 비잔틴 제국과 관련된 유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은 마누엘 1세(Manuel I, 1469~1521)가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에 장식된
                                                        타일을 보고 매료되어 포르투갈로 돌아온 후 자신의 왕궁을 타일로 장식하게
        이즈니크 타일은 실크로드를 통해 전래된 중국의 백색 포슬린(porcelain) 도   한 것이 시작이다. 이후 아줄레주 타일은 포르투갈 전국으로 퍼져 나갔고 포
        자기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15세기부터 16세기에 걸쳐 대량 생산되면서 오스       르투갈 만의 독특한 아줄레주 타일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5세기가 넘게 유행
        만 터키 제국의 문화적, 예술적 절정을 이루었다. 타일 생산으로의 전환은 이      이 되면서 포르투갈의 문화적 특징으로 자리 잡게 된 아줄레주 타일은 라틴
        슬람 미술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변화였다. 이즈니크 타일이 오스만 터키 제       아메리카와 필리핀, 마카오 등 옛 포르투갈의 식민지나 스페인 식민지에도 전
        국에 널리 퍼지면서 주류를 이루게 되었으며, 흰색 바탕에 코발트블루로 아라       파되었다. 마누엘 1세의 명령으로 처음 만들어진 포르투갈 최초의 아줄레주
        베스크 문양이나 중국풍의 꽃문양 등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타일은 신트라 왕궁에 남아 있다.

        이즈니크 타일이 이스탄불(Istanbul)의 블루 모스크(Blue Mosque)나 톱카프   이즈니크 타일이나 아줄레주 타일의 문양은 아라베스크(arabesque)에서 영
        궁전(Topkapi Palace)을 비롯한 오스만 터키 제국을 대표하는 건축물에 사용  향을 크게 받았다. 아라베스크란 중동의 아라비아에서 만들어진 이슬람 문양
        된 타일들은 모두 이즈니크에서 생산된 최고급 품질의 타일이었다. 유약을 바       을 말하며 '아라비아풍'이란 뜻을 가진 단어이다. 이슬람의 율법에서는 우상
        르기 전에 밑그림을 그리는 기법으로 한결 자유롭게 문양을 넣을 수 있어 식       숭배를 엄격히 금지하여 신을 비롯하여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은 절대로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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