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전시가이드2020년 10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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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수 일반 작가들이 ‘작품 판매수입’만으로는 도저히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껏해야 총 ‘수요 인력’은 4만명을 겨우 넘긴다. 마찬가지로 정확한 통계 자료
            지 진정 궁금하지 않는가?                                  는 없지만, 현재 <국내조형미술생태계>에 활동하는 ‘공급 인력’의 규모는 프
                                                            로·아마추어 구분할 것 없이 어림잡아 최소 약 3~40여 만 명 정도가 적체되어
            [2] 본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매년 적체되는 관련 분야 수만 여명의 졸업생
            a. 국내 미술시장의 수요 및 공급의 불균형 현상과 그 폐단 해소의 접근공식      들까지 포함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숫자의 전문 인력이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
            국내 미술시장의 ‘매출 규모’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세계금융 위기’가 본격    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과연 1인당 얼마나 돌아갈지 상기
            화된 2009년에 처음 실시한 이후 2018년까지 10년에 걸쳐 조사되었다. 통상   한 총액을 1/N로 나눠보면 바로 답이 나올 것이다. 즉, 소비자 1인이 작가 10명
            적으로, 해당년도 상반기에 전년도의 실태 조사결과를 집계하는 방식을 취한        가운데 1점을 사줄 동안, 나머지 9명은 지켜만 본 셈이다. 고급 노동인력이 1
            다. 즉, 2018년의 ‘미술시장현황’에 대한 조사보고서는 2019년도 상반기에 작  년동안 매달려도 모두가 배고픔을 면하게끔 파이를 키우기는커녕, 밥상에 둘
            성되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2019 미술시장 실태조사보고서』를       러앉은 아홉 명이 기껏해야 잘 구워진 파이를 들고 있는 한 손만 쳐다보며 군
            분석해 보면, 2018년도의 각종 미술시장의 매출과 지출현황을 확인할 수 있      침을 삼키는 형국이다. 그런데, 2020년 상반기 보고서에 명시된 2019년의 현
            다. 그런데 <경매시장>과 <아트페어>를 통한 ‘전체 매출액’과 ‘전체 지출액’은   황은 가히 충격적이다. 총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1/4로 축소된 1543억에 불
            가장 정점에 달했던 2017년 대비 증가추세를 보인 반면에, 특이하게도 <화랑     과하다. 낙찰 총액 기준으로, 순수 국내작가 매출규모의 단면도를 살펴보면 1
            >을 통한 ‘전체 매출액’과 ‘전체 지출액’은 모두 감소 현상을 나타낸 점이 유독   위 김환기 248억원, 2위 이우환 132억원, 그리고 3위 박수근 55억원 순이다. 3
            눈에 띈다. 한 마디로, 무려 1300여개에 가까운 <화랑>들이 전년도에 비해 수   명의 거장이 총액의 무려 28%를 차지한다. 결국, 상위 3명이 전체 파이의 1/3
            익은커녕 투자도 못해 죽을 쑤었다는 반증이다. 더욱 비참한 현실은, 2018년     에 가까운 부위를 점했다면 이러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놓고, 과연 어느 누
            도 한해 동안 대다수 기타 작가들이 <화랑>을 통한 판매 기회조차 잡지 못했      가 정상적인 <미술시장>이라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
            다는 사실일 것이다. 초점을 현 시점으로 돌려보자. 우리 미술시장이 천만다       매체는 매년 ‘팔린 작가’를 기준으로 미술시장이 살아난다는 둥 호조 세를 보
            행으로 현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한다 치더라도 그 이전의 상태로 원상복구는      인다는 둥 엉뚱한 기사를 내보낸다. 이토록 미술시장의 저변에서 수요를 창출
            불가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여기서 가장 활성화 된 시점인 2017년도 매출 규     하는 대다수 작가들이 제대로 ‘소비’되지 못하고 여기저기에서 <공동 운명체
            모를 아무리 보수적으로 추정해 보더라도 5000억원을 넘지 못한다. 총 4만 2    >라는 이름으로 ‘소모’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독자 여러분 자신이 바로 그
            천여점의 판매 작품들을 구매자 1인이 1점씩 사주었다고 가정해 보더라도 기       당사자라고 가정해 보자. 이에 대해 막상 입으로는 모두가 끔찍하다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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