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전시가이드2020년 10월호 이북
P. 49

Vincent van Gogh (1853–1890) ”The good Samaritan (after Delacroix)”   Eugène Delacroix (1798-1863) “The Good Samaritan” 37 × 30 cm
                                         1890   Kröller-Müller Museum                           1849년 개인소장




            빈센트 반 고흐가 존경했던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        아와도 다름없이 지내었지만 역경을 이겨낸 성공한 화가로 현재는 스위스의
            의 '착한 사마리아'라는 그림입니다.  그림에서 아픈 사람을 아랍인으로 보이      국민화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는 사마리아인이 부축하고말에 태우고 있습니다. 크뢸러 뮐러 미술관에 있
            는 빈센트 반 고흐의 착한 사마리아인(들라크루아 모작)이라는 그림입니다.        그럼 성경에 '착한 사마리아인'이 어떻게 명시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접근해
            Vincent van Gogh (1853–1890) ”The good Samaritan (after Delacroix)”   보겠습니다. 어느 유대 율법학자가  내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1890   Kröller-Müller Museum  이 그림은 빈센트가 생레미의 요양원을 퇴  있느냐고 예수에게 물었다. 예수는 그 율법학자 율법에 어떻게 씌어 있더냐고
            원하기 직전에 그린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후 빈센트는 생애 마지막을       되물었다. 율법학자는 그 자리에서 율법의 내용을 암송했다. 하나님을 사랑하
            보내게 될 오베르 쉬아즈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고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고. 예수는 그 대답을 긍정하면서 율법학자도 그렇게
                                                            하라고 일렀다. 그러니 율법학자가 다시 물었다. 그러면 누가 자신의 이웃이
            빈센트가 평소 존경하던 장 프랑스와 밀레나 들라크루아의 작품을 많이 모사        냐고. 예수는 대답 대신 비유를 들었다.
            한 것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요양원 퇴원을 앞두고 왜 이런 그림을
            그렸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추측컨데 자신을 돌보고 지지해준 동생 테       어떤 이스라엘사람이 여행 중 강도를 만나 모든 것을 빼앗기고 몸도 성하지
            오를 착한 사마리안으로 묘사하여 고마운 마음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요? 누        않았다. 어느 유대교 랍비가 그 길을 가다가 보고는 그냥 지나쳐 버렸다. 율법
            가복음에 나오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는 서양 미술사에서 많은 화가들       에 정통하다는 레위인도 마찬가지로 그 사람을 보고는 지나쳤다. 그런데 마침
            에 의해 다양하게 그려져 왔습니다.                             그 곳을 지나던 사마리아인이 그 모습을 보고는 상처를 치료하고 자기 노새에
                                                            태워 여관까지 데려가서 돌보다 주었다. 그리고는 돈을 약간 내놓으면서 여관
            이 그림은 평소 존경했던 들라크루아의 그림을 오마쥬하여 자기식으로 다시         주인에게 그 사람을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돌봐달라고 부탁하고, 비용이 더
            새롭게 그린 그림입니다. 하지만 빈센트는 어설픈 베끼기를 한 것이 아니라 그      들면 오는 길에 갚겠다고까지 했다. 이렇게 비유한 예수는 율법학자에게 다시
            림속 인물의 표정과 주변묘사와 색채를 다르게 하여 장초적인 베끼기를 한 것       물었다. 누가 진정한 이웃이냐고. 그랬더니 율법학자는 도움을 준 사마리아인
            입니다. 그래서 이 그림은 원작을 넘어서는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스위스 취      이 진정한 이웃이라고 말했고, 예수는 그에게 ‘가서 너도 그렇게 하라’라고 말
            리히 미술관에 있는 페르디낭 호들러의 '착한 사마리아인'이라는 그림입니다.       했다. 이것이 누가복음의 전문입니다.
            호들러는 스위스의 상징주의 화가입니다. 가난한 목수의 여섯 자녀 중 장남으
                                                            이 코너는  칼럼니스트의 의도하는 바를 존중하며 경어체를 사용했습니다
            로 여덟 살에 아버지와 두 동생을 잃고 열네 살 때에는 어머니마저 여의고 고

                                                                                                       47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