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전시가이드 2021년 12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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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관 내부 단청
죽림사 극락보전 천장 단청과 송학도 벽화 죽림사 세존괘불탱 모사본
색이 바래서 절의 스님이 새로 단청(丹靑)을 한 다음부터 다시는 새들이 날아 2.63m로 괘불 치고는 아주 작은 축에 속하지만 현재까지 시대적으로 가장 오
들지 않았다(嘗於皇龍寺壁畫老松, 體幹鱗皴, 枝葉盤屈, 烏鳶燕雀, 往 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괘불의 표현 기법은 역원근법을 이용하여 신체 비
往望之飛入, 及到, 蹭蹬而落, 歲久色暗, 寺僧以丹靑補之, 烏雀不復 례를 하반신보다 머리와 상반신을 의도적으로 왜곡시켜 더 크게 그렸다. 정상
至)는 내용이다. 여기서 단청이라는 용어는 분명히 회화를 의미하고 있으며, 적인 신체 비례로 그린 괘불을 괘불대에 높게 걸었을 때 사람들이 밑에서 위
새가 날아와서 부딪힐 정도로 극사실적으로 그렸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솔거 를 향해 쳐다 본다면 얼굴과 상반신은 보는 사람의 눈으로부터 점점 멀어져서
는 현대 회화의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의 길을 가장 먼저 개척한 창 더 작게 보이기 때문에 하반신보다 머리와 상반신을 의도적으로 왜곡해서 크
시자가 아닐까? 여기에 기록된 단청이라는 용어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협 게 그렸다. 죽림사의 세존괘불탱도 역시 머리와 상반신을 크게 그렸으며 특히
의의 단청'이 아닌 포괄적인 단청, 즉 회화까지를 포함한 서(書), 회(繪), 화(畵) 귀는 길게 늘어져서 어깨에 닿을 정도로 과장되게 그렸으며 오른쪽 팔은 기이
를 총칭하는 '광의의 단청'을 의미한다. 하게도 가늘고 길게 그려서 어색한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간 김에 진품을 꼭 보고 싶었으나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어서 볼 수 없다고 하
또 하나 죽림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랑은 보물 제1279호로 지정된 세존괘 기에 왕생루(往生樓)에 걸려 있는 모사본을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발
불탱(世尊掛佛幀)일 것이다. 1622년(광해군 14년)에 수인(首印)과 신헌(信軒) 길을 돌린다. 죽림사의 단청과 중봉산의 단풍의 조화, 그리고 잔잔한 바람이
이라는 두 명의 화공에 의해 제작되었다고 한다. 크기는 세로 5.09m, 가로 부는 영산강의 흔들리는 갈대를 보며 깊어 가는 가을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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