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전시가이드 2021년 12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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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리 베레샤긴, <그리운 어머님께>. 1901년. 캔버스 에 유채. 100×88cm. The Museum of Art, Yaroslavl, Russia
니다. 그러던 중 1898년 미국과 스페인 간에 전쟁이 벌어집니다. 미 국이 스페 군 병사와 간호사 간의 짧은 에피소드를 네 점의 그림에 담았 습니다. 미군의
인에게 쿠바를 지나치게 억압한다면서 먼저 시비를 건 것이 발 단이 되었습니 식민 전쟁이었지만 거기에 참전한 미군 병사들은 대개 고 향에 있는 엄마와
다. 그때 미국은 자국의 해군함 메인호가 원인 불명의 폭발 로 침몰하자 이를 가족들을 떠나 온 어린 병사들이었지요.
빌미로 스페인과 전쟁을 벌여 승리하게 됩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스페인-미 다음 그림에서는 한 병사가 들것에 실려 병실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병실 문
국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하자 오랜 식민지 상태에서 해방되는 줄 알았습니다. 을 열어 주는 간호사는 환자를 확인하고 있고, 들것을 들고 온 병사들은 간
그러나 필리핀 사람들의 희망과는 달리 필리핀 은 또 다시 미국의 식민지가 되 호사의 침대 배정을 기다리는 듯합니다. 전시 야전병 원치고는 시설이 양호
어 버렸습니다. 패전한 스페인은 필리핀, 괌, 푸에르토리코를 미국에 양도하고 해 보입니다. 아마도 스페인 식민지 시절의 총독부 건물을 병원으로 쓰고 있
쿠바의 독립을 인정하는 대가로 미 국으로부터 2천만 달러를 받는 비밀 협정 는 듯합니다.
을 하였던 것입니다. 이에 필리 핀 혁명 정부는 1899년 미국을 상대로 다시 독 다음 그림을 보면 침대를 배정 받은 병사가 중상인 듯합니다. 얼굴을 빼놓고
립전쟁을 하게 됩니다. 이 필리핀 독립전쟁은 1903년까지 4년 동안 지속되었 온몸을 붕대로 감고 있는 모습이 전신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보입 니다. 그는
습니다. 그러나 현대식 무기와 강력한 화력을 가진 미군에 대적하는 것은 무 자신의 운명을 직감하고 간호사에게 고향에 계신 자신의 어머니에게 편지를
리였지요. 결국 필리 핀은 점차 미국화되어 갔고 오늘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써 달라고 부탁합니다. 간호사는 병사의 옆에 앉아 그가 불 러 주는 편지 내
필리핀 독립전쟁에 투입된 미군의 희생자 수는 대략 5,000명 정도로 추 정되 용을 받아 적고 있네요. 보고 싶은 어머니…, 첫 줄부터 슬 퍼지네요. 우리의
는데, 미군 전사자는 전쟁보다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 더욱 많았습니 다. 당시 한국전쟁 중에 나왔던 ‘전선야곡’이라는 오래된 가요가 이런 내용 아닐까요.
필리핀에 있는 미군 야전병원에 방문하게 된 베레샤긴은 병상에 누워 있는 미
이 코너는 칼럼니스트의 의도하는 바를 존중하며 경어체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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