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전시가이드 2021년 12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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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과 컨템포러리 아트
죽림사 극락보전 전경
나주에서 단청을 고도 하며 주두와 형태는 비슷하나 크기가 작음)로 꾸며진 커다란 화반이 있
으며, 기둥은 배흘림을 살짝 하였다. 내부에는 기둥이 없는 통칸으로 되어 있
생각하다...죽림사 어서 확 트인 느낌을 준다. 천장은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천장 속을 가린 우
물천장이다. 불단에는 서방정토(西方淨土) 극락세계에 머물며 설법한다는 아
미타불(阿彌陀佛)이 모셔져 있다. 그래서인지 일반적으로 불단은 법당의 정
면에 놓이는데 특이하게도 서쪽인 좌측면에 불단이 배치되어 있다. 문은 모
글 : 박일선 (단청산수화 작가)
두 띠살문이며, 법당의 출입문은 대체로 정면과 좌우측에 내는데 뒷면에도 문
을 낸 것이 색다르다.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92호로 지정된 조선 후기의 건
죽림사(竹林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인 백양사의 말사로 영산강 축으로서 전체적으로 소박하며 아담하고 간결한 구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
이 굽이쳐 흐르는 전라남도 나주시 남평읍 풍림리 중봉산(中峯山) 계곡 깊숙 고 있어 정감이 간다.
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죽림사기(竹林寺記)에 의하면 440년(백제 비유왕 14
년)에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창건했다는 기록은 있으나 확실치 않다고 한다. 지금은 수리를 하고 있는 중인데 외부는 오래되고 부식된 기둥이나 서까래 등
목부재들을 교체하여 부분 부분 많은 곳에 단청이 안되어 있는 상태이다. 내
1983년 극락보전(極樂寶殿)을 보수할 때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사 부는 단청의 상태가 그나마 괜찮은 편으로 벽화와 천장의 단청이 돋보인다. 불
리 16과(顆)와 청동불두가 발견되었는데 이를 미루어 죽림사는 통일신라시대 단의 위쪽 천장에는 닷집이 설치되어 있으며 2단으로 층을 이룬 천장에는 수
에도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창건 당시에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많은 보상화 반자초와 종다라니초가 인상적이다. 대들보에는 용이 그려져 있
7전(殿), 3당(堂), 2실(室), 3요(寮), 6암(庵), 1사(寺)의 많은 건물이 있어 규모가 으며, 벽에는 산수, 화초, 서수(瑞獸), 불보살, 비천 등 많은 벽화들이 그려져 있
컸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극락보전, 영산전, 염화실, 삼성전, 청향각 등이 있다. 다. 벽화 중에서는 송학도(松鶴圖)가 가장 눈길을 끈다. 어느 이름 없는 화공이
솔거(率居)의 노송도를 상상하며 그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소나무와 학을
극락보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사람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에 겹처마를 매우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흙벽 바탕의 왼편에는 늘푸른 낙락장송 두 그
한 아담한 건물이다. 2.2m 높이의 막돌쌓기 기단 위에 건축하였는데 대지가 루가 나란히 서 있으며, 오른편 위쪽에는 학 한 마리가 하늘을 날고 한 마리는
좁아서 앞쪽으로는 공간이 협소하고 축대가 바로 앞에 있어서 걸어 다니기가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구도를 취하고 있다. 신라 시대의 화가인 솔거의 노송도
매우 아찔할 정도로 위험하다. 주초(柱礎)는 자연석을 가공하지 않은 덤벙주 를 언급하자면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쓰여진 기록에서 미술, 즉 회화를 의미
초로 2고주(高柱) 5량(樑)의 맞배지붕을 하고 풍판(風板)을 달았다. 지붕 처마 하는 단어로서 단청이란 단어를 사용하였는데 이것이 아마도 문헌상으로 가
를 받치기 위해 장식하여 만든 공포는 기둥 위에만 있는 주심포 양식을 하고 장 오래된 기록일 것이다. 황룡사 벽에 노송을 그렸는데 너무나 실물에 가까워
있다. 내부에 출목이 없고, 기둥 위의 공포 사이에 소로(小櫨, 접시받침이라 서 까마귀, 솔개, 제비, 참새 등이 날아와 부딪혀 떨어지곤 하였으나 오래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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