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전시가이드 2024년 11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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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이드 초대석






























        풀의 소리를 듣다-다스리다 l 97x97cm Oil on canvas   2021   풀의 소리를 듣다-다스리다 ll 97x97cm,  Oil on canvas    2021








        요소임을 보여준다. 현재 진행중인 작업이 추상 표현주의적 전통과 우리의         상징적 부호로 변환하였기에 관객들은 간혹 작품 앞에서 헤메이는 것이
        오랜 전통적 정신과 결합하여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하였다.              시각적 풀을 찾고자 함이다. 이 시점에서 예술이란 보이는 것을 그린 것도
                                                        있지만 풀의 내면을 그린 작가의 상상에 호흡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자연의 목소리와 색채의 향연
        작가는 자연의 생명력과 그 속에서 느껴지는 감각들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카렐  아펠은  코브라(COBRA)  그룹의  일원으로,  자연을  원초적이고
        그 감정을 추상적으로 표현할 뿐이다. 표현되는 이미지 속에 감춰진 작가의        본능적인  감정으로  격렬한  색채와  형태를  통해  인간의  감정과  자연의
        속내를 순간 알아 챌수 없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단순하지 않고 가볍지          힘을 시각적으로 표출했다. 아펠은 자연에서 비롯된 인간의 감정적 반응을
        않음과 마주할 것이다. 그녀의 작품은 자연 속 풀과 같은 일상적인 소재들을       강조하였다. 그의 작업은 격렬한 붓질과 색채를 사용하여, 자연 속에서
        다루면서도, 단순한 재현이 아닌 감각적인 추상 회화를 통해 자연과의           느껴지는 불안정하고 원초적인 감정을 표현하였다. 즉흥성과 자유로움을
        교감을 시각적으로 단순화 시킨다. 작업에서 중요한 요소는 색채의 감각적         특징으로 하며, 자연을 그리기보다는 자연이 인간 내면에 불러일으키는
        사용과  붓질의  강렬함이다.  앞서  초록에  이어  녹색은  그의  작품에서    감정을 시각적으로 해석하려 했다. 그는 추상적인 형태 속에서 감정적
        중심적인 역할을 하며, 풀잎의 소리와 향기를 느끼게 하는 동시에, 풀의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드러냈으며  생명의 원초적 본능을 강조하고, 자연의
        생명력과 고요한 슬픔이 묻어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작가는 “풀의          강렬함을 색채와 형태의 혼란 속에 담아냈다. 이귀화와 카렐 아펠은 모두
        소리를 듣다”라는 말을 통해 자연과의 깊은 연결을 강조하며, 작품 속에서        추상표현주의를 통해 자연을 탐구하지만, 그들의 접근 방식에는 중요한
        풀과 같은 소박한 자연의 요소들이 그 자체로 가진 생명력을 추상적으로          차이가 있다. 그녀는 자연의 고요한 생명력을 색채와 붓질로 표현하며,
        표현하고 있다. 녹색은 고요함과 안정감을 주며, 마치 자연 속에서 흩어져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강조했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
        있는 듯한 풀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듯이 느껴진다. 이러한 색채와 붓질은          속에서 느껴지는 감각들을 추상적으로 드러내고자 하였다면, 카렐 아펠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호흡하는 순간을 포착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추상이         자연을 인간의 감정적 해방의 수단으로 사용하며, 그 속에서 원초적이고
        어려운 것은 작가만이 가진 미학적 언어로 사물을 기호나 문자로 표현하기         격렬한  감정들을  표현하였다.  이귀화  작업은  여전히  자연의  고요함과
        때문에 난해한듯 싶지만, 도리어 작가에게 한발 가까이 다가간다면 너무도         생명력의  순환을  담담하게  표현하며  색채에  있어  평화와  생명력을
        편안한 쇼파에 기댄듯한 익숙함과 새로운 작업을 기다리는 마음이 생긴다.         상징하며, 자연의 소리를 전달하려 한다. 반면, 아펠의 색채는 불안정성과
        작가의  표현은 단순히 시각적 자극을 넘어, 다양한 감각을 통해 자연의         혼란을 상징하며, 자연을 통해 본능적 감정의 해방을 촉구한다. 결국 두
        생명력과 그 안에 담긴 감정을 전달하려 한다. 그는 풀과 같은 평범한 자연       작가는 추상표현주의라는 공통의 틀 안에서 자연을 다루지만, 이귀화는
        속의 존재들을 심미적 대상으로 재조명하며, 그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자연의 고요한 생명력과 그 안에 담긴 감정들을 세밀하게 포착하며, 아펠은
        고요함,  슬픔,  그리고  생명력의  순환을  시각화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자연을 통해 감정의 폭발을 추구하기에 서로 결이 다른 미학을 볼수 있다.
        그의  작품  속  풀은  단순한  자연의  일부가  아닌,  그  속에  담긴  감정의   표현주의 작품 성향은 강한 색채의 이미지들이 무질서와 같은 현란함이
        상징으로,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추상적인 언어로 풀어내었다. 다만 작가가        보여주지만 기호와 계산된 호흡이라고 할수 있다.
        표현하는 풀과 관객이 마주한 풀은 차이가 있다. 시각적인 풀을 기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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