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전시가이드 2024년 11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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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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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먹을래? 옵션 추가할래? 이것도 주문하는 건 어때? 할인 카드 있어? 먹고
                                                            갈래? 포장이야? 결제는 무엇으로 할래? 영수증 필요해?’ 노인들이 사용하기
                                                            엔 글씨도 작고, 어려운 영어 표기가 많다. 디지털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일지
                                                            라도 너무 도입 속도도 빠르다.

                                                            일본 여행 중 접했던 키오스크는 주문시스템이 아닌 수금시스템으로 터치식
                                                            보다는 버튼식이 많고 의외로 단순해 사용이 편했다. 자판기를 그냥 모니터로
                                                            옮긴 것과 같았다. 노인들뿐만 아니라 일어 모르는 외국인도 금방 사용하고
            지금도 같다.                                         현금결제, 카드결제 다 되니 결제 후 교환권 종이를 카운터에 전달하면 되었
                                                            다. 영국도 2005년 이전부터 키오스크를 도입했지만 슈퍼에서 물건을 사고,
            펜데믹 시기를 거치며 인건비 절약이니 편리성이니 해서 음식점, 병원, 금융       카드 결제. 현금결제가 가능해서 잔돈 처리하기도 좋았다.
            기관, 터미널 등 지역 사회 전 분야에 키오스크가 크게 늘었지만, 막상 이를 활
            용하기가 쉽지 않다. 젊은 층도 따라가기 바쁘다고 하는 판인데 하물며 노인       선진국이라 불리는 여러 나라에서는 여전히 두툼한 열쇠 꾸러미로 문을 열어
            세대야 말해 무엇하랴.                                    야 한다. 노인 세대에 대한 배려로 디지털 속도를 조절하기에 기기의 변화가
                                                            즉각 반영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출입문조차도 디지털화 되어 열쇠를 사
            노인 세대가 새 시대에 적응하는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일상이 디지털화        용하는 경우가 드문 우리들로서는 기대하기 힘든 사회적 분위기다.
            되며 불편함을 넘어 소외되고 있다. 그동안 음식점만 하더라도 직접 대면하
            는 이모, 삼촌, 언니 등을 외치며 이용해 왔다. 지금은 매장 입구 키오스크를     그래선지 최근 발표한 ‘전 국민 인공지능 일상화’라는 모양새가 바람직하진 않
            넘어 테이블마다 설치된 패드형 키오스크로 호출, 주문은 물론 결제가 가능        아 보인다. 완벽하게 디지털 세상이 되면 사람간의 일상생활 속 교류마저 소멸
            한 곳까지 있다.                                       될 것만 같은 위기감마저 느껴진다.
                                                            우리도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일정 기간 동행할 시간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조
                                                            차 현금, 카드 두 가지 모두 가능한 방향으로 나갔어야 하는 데 이런 배려가 전
                                                            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노인층의 구겨진 자존심과 열등의식은
                                                            스스로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문물 앞에서 사용처를 잃은 동전처럼 말이다.
                     •한맥문학 등단 /•전남일보 연재
                     •광주문학 편집위원(현)
                     •광주매일신문<무등산문학백일장>                      삶은 언제나 위험하고 불확실하다. 그러나 먼저 산 사람에 대한 일말의 자비
                         23년 산문 우수상 수상
                     •광주매일신문 < 무등산문학백일장>                    는 베풀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슬프게도, 이 디지털 세상에 노인을 위한 대
                         24년 종합대상 수상                        한민국은 없다.
                     •월간 전시가이드 '쉼터'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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