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2019년04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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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은 칼럼











































                                               Breakfast in Bed  65.1×73.7cm oil on cavas 1987(Huntington Library, San Marino, California)



             사랑을 스미다                                        된 산업화의 변화와 남성 중심적 세계관 속에서 카사트는 굽히지 않는 예술
                                                            혼으로 유화, 파스텔, 에칭, 그리고 벽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작업을 하
            마리카사트                                           였다. 당시에 여성이 주체로서 이미지를 제작하는 것은 서양 회화사에서 매
                                                            우 드문 일이였다.
            (Mary Cassatt 1844-1926)                        ‘아이를 낳는 대신 예술에 전념하였던 것이 일생의 실수이다’라 했던 카사트,
                                                            평생 독신이었던 마리 카사트가 가장 아름다운 모자상을 그릴 수 있었던 이유
                                                            는 자신의 것이 될 수 없었던 꿈에 대한 동경이었을 것이다.
            글 : 김세은(강남대학교 미술문화복지 교수)
                                                            아이와 어머니에 대한 특별한 애정에 끊임없는 관심을 가졌던 그녀의 작품은
                                                            거창한 주제의식을 담진 않았지만 평화로움과 따뜻함이 충만하고 사랑이 스
            마리 카사트는(Mary Cassatt)는 1844년 미국 피츠버그의 부유한 상류층 가  며있다. 아이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은 보는 이를 더욱 환
            정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시 여자로선 드물게 열정적으        하게 미소 짓게 한다. 그녀의 작품 속 그려진 어머니의 손은 모성애를 표현하
            로 펜실베이니아 미술아카데미를 졸업했다. 파리에 머물며 본격적으로 그림         는 중요하는 역할을 하고, <목욕>에서 아이를 안전하게 감싸 안고 발을 씻기
            을 그리던 중, 우리에게 발레리나 이미지로 친숙한 인상파 화가 에드워드 드       는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놀림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치 않고 다르지 않
            가의 가장 사랑하는 제자가 되었다. 그녀는 작품 속에서 중산층 가정의 정경       는 강렬한 모정이 묻어난다. 카사트는 당시 인상파 화가들에게 많은 호기심을
            을 부드럽고 섬세한 터치로 스며드는 사랑을 담았고, 미국에 인상주의를 소        불러 일으켰던 일본판화의 영향을 받아서 그녀의 작품 속 배경을 이루는 가구
            개하는 데 주력했다.                                     와 바닥 등이 매우 장식적으로 드러나고, 이미지 속 뚜렷한 형태와 색채는 평
                                                            면적인 판화의 특성과 매우 유사하다.
            1980~90년대 ‘모더니티(Modernity)'하면 연상되던 남성중심의 경험과 달리
            여성이 자신의 몸을 쳐다보는 모습, 여성이 바라보는 모성애 등 그녀의 그림       마리 카사트(Mary Cassat)는 매우 평범한 일상을 주목케 하는 작품들을 통해
            은 대개 파리 여성의 일상으로, 차를 마시는 장면, 화장실에서 머리를 다듬는      여성의 사고와 관점을 숨김없이 담았고, 사랑이 스며든 그녀의 작품 속 주체
            장면 등 당시 남성 작가들이 주로 다루지 않던 중상류층의 침실과 거실 같은       들은 보는 이에게 따스한 행복과 사랑을 공감케 한다.
            사적인 공간에 있는 여성과 아이들의 모습을 즐겨 그렸다. 19세기 중반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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