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2019년04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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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폴 메카트니와 그룹 _윙스_의 음반 앨범 재킷 (우) 르네 마그리트, 인간의 조건, 1933년작
ADAGP 글로벌 저작권자로 등록되었다는 의미는 곧, 전 세계 조형미술 생태계에 작가 고유의 ‘개인 브랜드’를
정통 계보에 올림으로써 시장 경쟁력 및 인지도의 확장여부를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는 기대 효과를 동반한다.
존 자본주의 문화의 허상적이고 기만적인 사치에 대항하여 노동 계급의 물질 선을 조금씩 다르게 표현하고 있으며 이는 『겨울 비』라는 제목으로 치환되어
적, 정치적 조건뿐만 아니라 정신적 풍요를 성취하기 위한 투쟁이라 선언한 도시인의 정형화되고 획일화된 삶을 보여준다.
다. 그렇지만, 사회주의적 예술의 필요 자체는 인정하되 이는 예술의 정치적
인 도구화와 통제를 통해 이루어질 수 없다고 분명히 선을 긋는다. 왜냐하면,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가수가 된 동생 폴 마그리트와 같은 이름의 세계
르네 마그리트가 예술가로 살아갔던 시대적인 배경이 기존의 부르주아 문화 적인 가수 폴 매카트니가 르네 마그리트의 팬으로 유명하다. 단적인 예를 들
뿐만 아니라 근·현대 유럽사의 격변으로 점철된 세대였기 때문에, 전체주의 면, 바로 마그리트의 『사과』를 비틀즈의 자회사 애플 레코드사의 로고로 사용
이념의 허구에 환멸을 느끼자 ‘파시스트 예술’ 또한 퇴행적이라고 마구 비난 했을 정도였다. 어디 그 뿐이었던가, 비틀즈가 해체된 지 2년 후 폴 매카트니
할 수 있었다. 가 결성한 록 밴드 그룹 윙스(Wings) 역시 음반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앨범 재
킷 이미지에다 르네 마그리트의 『인간의 조건(1933)』을 대놓고 패러디 한다.
르네 마그리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골 콩드(Golconde)』는 ‘쏟아지는 노
다지’라는 의미로 어원은 인도의 ‘양치기 언덕’이라는 뜻의 골라콘다(Golla 결론적으로 [글로벌 저작권자]로서의 르네 마그리트는, 자신은 물론이려니와
Konda)에서 다이아몬드가 발견돼 대규모 채광 붐이 일면서 유래된 명칭이 자신을 둘러싼 가족을 비롯한 모든 이들의 흔적들을 철저하게 자신의 작품에
다. 불어로는 ‘골 콩드’이다. 우리말에 ‘노다지’는 구한말 서양인들이 ‘노터치 녹아 들게 한 동시에, 이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꿈을 이룬 셈이다. 그가 추
(No touch)’라고 한 말에서 후에 노다지로 변했듯이 아주 귀한 물건이 쏟아지 구했던 ‘초현실 생태계’는 우리 모두가 잃어버린 낙원이다. 아무쪼록 "초현실
는 것을 암시한다. 작품 『쏟아지는 노다지(1953)』는 <데페이즈망 기법>을 사 주의는 우리가 꿈을 꾸면서 가졌던 것과 유사한 자유를 실제 삶에서도 요구한
용하고 있다. 검은색 외투를 입고 중절모를 쓴 남성들을 마치 하늘에서 땅으 다”는 르네 마그리트의 명언을 통해, 그의 작품세계가 현실의 무게에 짓눌린
로 쏟아지는 듯, 떠 있는 듯, 묘사하고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은 마그리트 현대인들에게 치유의 통찰력을 시사한다는 점에 주목해 보기 바란다.
그림에 많이 등장하는 인물로 그의 자화상인 듯하다. 남성의 표정과 자세, 시
1) 라틴어로 ‘만인을 위한’이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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