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전시가이드 2022년 01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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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현 컬럼
(좌) 로베르트 이모스, 'Marc', 1997, 바르셀로나 올림픽 항구 공원 ⓒADAGP (우) 2009년 '외계인 목격'을 주제로 한작품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로베르트 이모스
에스프리누보 과정을 이수했다. 1965년 로베르트 이모스는 함께 활동했던 <신구상 회화 그
룹>을 통해 프로로 데뷔해 전업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로베르트 이모
새로운 정신 스는 이 그룹에서 활동하면서 Eduard Arranz Bravo, Rafael Bartolozzi 혹
은 Gerard Sala 등과 어울리다가 1968년에 활동을 종료한다. 1969년부터 는
<개념 미술>로 전향한다. 로베르트 이모스는 1970년에서 1973년 사이에 그
글 : 김구현 (AIAM 미술 경영연구소 대표) 의 길고 긴 <절충주의>가 완성되면서 ‘미니멀 그래픽’과 ‘기하 형 탐구’ 작업에
몰입한다. 구체적으로, 리드미컬한 캘리그래피 유형이나 겹쳐진 직선들을 수
없이 반복시키거나 때로는 원과 직선들 혹은 씨실처럼 가로로 드로잉을 방수
포나 대형 화폭에 무한 반복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작업을 통해, 이모스는
2021년 12월 4일 한국의 권모 작가가 바르셀로나 국제 아트페어(FIABCN)에 지지 물에 생성된 선들이 전면적을 차지할 때까지 팽팽한 관계성을 부여했고
서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 작가에 따르면 ≪FIABCN 아트 페어≫ 주최측에서 근본적인 주역으로 거듭난다. 그제서야 ‘그래픽’뿐만 아니라 ‘동작’이라는 순
진행한 『2021 바르셀로나 국제 예술상(일명 PIAB21)』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수한 연습과정을 통해 축적된 리드미컬한 구조를 통해 비로소 표현적인 제한
‘그랜드 아티스트 어워드’를 받았다고 한다. 이와 병행해, 심사위원장 로베르 과 작업으로부터 진정한 해방감을 맛보게 된 것이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트 이모스는 대상 수상자 선정 이유를 “역동적 표현력과 독창성 등 가장 차별 1973년부터는 ‘색채’의 중요성을 돋보이도록 강조하는 <표현주의> 경향이 짙
적인 면모를 보여준 아티스트”임을 높이 평가하였기에 권모 작가는 당당하게 어지면서 “구상 회화”로 선회를 거듭한다. 이토록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성
국격을 높였노라고 홍보한 것이다. 향의 떡잎은 드디어 1992년 스페인에서 개최된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계
기로 꽃을 피운다. 스페인 미술계에서 점진적으로 주목 받아 ‘대세 중견작가’
물론, 필자가 객관적 시각으로 보기에는 권모 작가가 해외에서 인정받은 점 로 거듭난 로베르트 이모스를 세계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바르
에 대해서는 별다른 하자가 없다고 사료된다. 다만 그녀의 작품성을 평가한 셀로나 시 차원에서 그에게 세계 어디에 내세워도 자랑스러운 『상징적 조형
심사위원장의 ‘작가적 위상’에 대해서는 알아둘 필요가 있다. 당사자인 로베 물』제작을 의뢰한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이 바로 『Marc』이다. 이는 1995
르트 이모스(Robert Llimos)는 1943년 10월 1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 년에 갑자기 세상을 떠난 그의 아들 마크 이모스(Marc Llimos)를 기리기 위
어났다. ≪바르셀로나대학교 병설 마사나스쿨≫에서 기본기를 갈고 닦은 데 해 붙여진 제목이다. 이 작품은 화려한 색채에 ‘성 정체성’의 구분이 없이 대형
이어서, 명문 ≪바르셀로나 산트 조르디 고등미술학교≫에서 전문적인 교육 프레임을 쥐고 있는 상태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한 인간의 모습을 <신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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