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나가다 - 빛의 탈출 33.5x47.2cm 켄트지에 수채화, 파스텔, 색연필 2020
학교 가는 길의 가로등은 한 해 내내 교체되지 않았다. 꺼질 듯하다가도 다시 깜빡이는 그 고장 난 가로
등을 보노라면 전구 속에 갇힌 빛이 탈출하기 위해 온몸을 던져 부딪치는 바람에 반짝이는 게 아닐까 생
각했다. 불이 꺼지면 ‘전기가 나갔다’라고 하듯 빛은 소멸한 게 아니라 비로소 밖으로 나가게 돼 자유로
워진 것이리라. 빛은 여전히 바깥세상에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