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도연 개인전 2024. 10. 16 – 10. 22 가온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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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경쟁
30.4x22.8cm
켄트지에 수채화, 파스텔, 색연필
2019
우리는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을 마주하
곤 한다. 오래되고 생소한 기억일수록 의식의 깊은 곳에
자리 잡게 되는데, 그것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언젠가
는 등장하리라 기회를 엿본다. 우연히 무언가를 통해 깊
은 곳까지 기억을 꺼내는 순간이 오면 기다란 사다리가
내려오게 되는데 견고하지 않아서 매우 적은 수의 기억
만 사다리를 통해 지상으로 올라가는 영광을 누리게 된
다. 그러므로 기회가 오면 온 기억들이 한자리에서 처절
한 싸움을 한다. 그런 고통스러운 전쟁 끝에 사람은 한
가지를 기억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