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전시가이드 2021년 11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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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도깨비_C-print_125x85_2013    김태훈_도깨비_C-print_125x85_2013  김태훈_반인 반수_C-print_125×85cm_2012










            넷이 기초가 된 사람 간의 네트워크 방식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그리고 미디어      과 몰입감(immersion)을 높여 줄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의 융·복합을 촉진시키며 새로운 분야,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발전 양상은 예술에 있어서 관객이 작품을 그저 바라만 보던 소극적인       그 예로 현대 미술가 김태훈 작가는 조소를 전공했지만, 현재, 미디어 기술을
            자세에서 벗어나 작품을 조작하거나 형태를 변형하는 등 작품을 임하는 자세,       활용하여 자연으로부터 자아의 기억을 더듬어 기록하는 창작활동을 펼치고
            또한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양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렇듯 미디어 기술적        있다. 조소를 전공했기 때문에 흙 작업을 떠올리기 쉽지만, 그는 흙, 미디어,
            인 부분이 발전함에 따라 컴퓨터 그래픽이나 홀로그램 등 예술에서 구현하기        VR 등 다양한 장소에서 관객과 더 가까이 소통하기 위한 수단이자 방법으로
            힘들었던 요소들을 활용하여 인간의 시각, 청각을 통해 관객의 지각 경험, 정      실험적인 연구로 지속해오면서 인간의 신체와 연결하는 미래지향적인 작품
            신적인 사고,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미디어의 강점이자 소통과정이 되고 있다.      으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오늘날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아이콘이 되는 가상•증강현실(VR•AR)     작가가 가상현실(VR)을 작품에 도입한데는 그 전 작품에서 사용한 라이트드
            을 통해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오감을 통해 공간감각, 정신적인 사고 등과       로잉(Light drawing) 시도에 있다. 라이트드로잉은 열 손가락 마디에 서로 다
            연결되며  상호작용까지  가능한  표현으로  진화하고  있다.  가상•증강현실     른 색상의 LED로 색상의 변화를 주면서 허공에 대고 자유롭게 붓과 연필로
            (VR•AR) 기술은 그래픽 등을 통해 현실이 아닌 환경을 마치 현실과 흡사하     그림을 그리듯이 손동작의 흔적들로 선의 방향과 굵기를 달리하며 표현하는
            게 만들어내는 기술, 현실이나 배경 이미지에 3차원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일종의 빛에 의한 드로잉표현이다. 빛을 카메라에 길게 노출시켜 나온 잔상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을 말한다.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실존하는 것        으로 그림을 그리는 방식인데 빛이 차단된 공간에서 작가는 10개의 서로 다
            과 실존하지 않는 경계의 모호함에서 설계된 공간의 확장된 개념이라 할 수        른 색상의 빛 노출로 빛의 열린 공간과 막혀있는 공간을 조절해간다. 이 모습
            있다. 미디어 기술 중에서도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가상세계를 넘어 3차원의       이 마치 익숙하지 않은 자아의 몸짓처럼 준비되지 않은 공간에서 즉흥적인 움
            가상공간에서 자신과 닮은 가상 인물을 통해 감정과 표정을 투영하며, 현실 세      직임으로 형태가 되는 것인데, 인간의 형상이랄지, 어린아이가 무서워하는 도
            계와 혼동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몰입감과 실감 나는 생동감을 전달하고 있다.      깨비형상을 표현해간다.

            VR 예술은 HMD(Head Mounted Display)기기와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활용  사실 라이트드로잉은 사진 촬영 기법의 일종으로 찰나의 순간을 장노출로 사
            해 실제와 같은 이미지 현상, 소리, 다른 감각들을 이용하여 현실과 흡사한 환     진에 담아내는 빛이 지나간 괘적의 표현이다. 마치 그림처럼 표현한 빛의 예
            경을 재현하며 사물과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여 공간 안에서 사용자 자신이        술인 디지털포토그래픽의 개념으로 봐도 무색하다.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다. 머리 부분에 장착하는 HMD는 사용자의 눈앞에서 직
            접 영상을 제시하게 되는데 3D 방식의 영상을 구현한다. 3D 영상은 인간이 시    바로 이 찰나의 순간, 찰나의 기억으로부터 작가는 작업과정을 확장하여 머
            각적으로 느끼는 원리를 모방해 공간감이 있는 입체적인 영상으로 제작된다.        리에 HMD 장치를 머리에 쓰고 작가의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는 생각 어디쯤
            따라서 인간의 다 감각인 시각적 현실감을 높여주기 위한 기술을 추가하여 시       을 허공에 드로잉하는 <공간에 그리다(Leap motion)> 작품이 탄생했다. 작
            각, 청각, 후각, 촉각 등 모든 감각을 자극해 콘텐츠에 대한 사실감(presence)  가는 자신이 인지할 수 있는 공간,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환경, 시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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