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전시가이드 2021년 05월호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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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로랑 그라소, _자연_, 오르세미술관 설치작품 ⓒADAGP (우) 파리 페로탱 갤러리에서 포즈를 잡은 로랑 그라소 ⓒPerrot~






                                           ADAGP 글로벌 저작권자로 등록되었다는 의미는 곧,
                                   전 세계 조형미술 생태계에 작가 고유의 ‘개인 브랜드’를 정통 계보에 올림으로써
                                  시장 경쟁력 및 인지도의 확장여부를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는 기대 효과를 동반한다.



            러답게 그는 자신의 취향이 다분히 ‘절충적(eclectic)’이라면서 기회가 되면 ‘  성 있는 블루칩 작가를 보유한 곳은 소수에 불과해 절반이 넘는 갤러리가 간
            단색파’로 분류되는 거장 말고도 새로운 한국 작가들을 해외 무대에 소개하        신히 버티고 있고, 30%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대부분
            고 싶다고 덧붙인 바 있다. 실제로 페로탱 소속 작가 명단을 훑어보면 꽤나 다     의 갤러리가 제대로 된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기는커녕 기본적인 조직
            채롭고 흥미롭다. 앞서 언급한 베이앙과 오토니엘을 위시해 마우리치오 카텔        관리나 순발력 있는 대응에 취약한 면모를 보이는 등 전반적인 경영 마인드가
            란(Maurizio Cattelan), 무라카미 다카시(Murakami Takashi), 파울라 피비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Paula Pivi), 헤르난 바스(Hernan Bas), JR, 엘름그린 & 드라그셋(Elmgreen
            & Dragset), 파하드 모시리(Farhad Moshiri) 등 소위 현대미술로 먹고 사는   결론적으로 이렇듯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행보를 보여왔던 화랑주가, ≪갤러
            선수라면 귀를 쫑긋할 만한 작가들 브랜드가 즐비하게 줄을 잇는다. 그가 별       리 페로탱 서울≫ 갤러리의 개관 전을 장식할 주인공으로 선정한 작가가 바
            다른 밑천도 없이 미술계에 뛰어들었을 때부터 다져왔던 ‘우정’이 바로 그의 ‘     로 로랑 그라소인 것이다. 로랑 그라소는 프랑스 출신의 정상급 현대작가로써
            신용자산’인 셈이다.                                     유럽의 주요도시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ADAGP
                                                            글로벌저작권자】라는 점에서, ‘시장 가치 및 브랜드 경쟁력’이 확실하게 보장
            그는 단지 잘 팔린다는 이유로 아티스트를 선택하는 갤러리는 쉽게 잊힌다는        된 작가이다. ADAGP 글로벌저작권자 연합회 공식 사이트에 게재된 등록 페
            소신을 갖고 있다. 많은 이들이 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투자’ 목적으로 작품을     이지에서 주지할 수 있듯이, 국내·외 미술시장을 막론하고 모든 ≪저작권≫
            사지만 그런 경우에는 후회로 이어지는 일이 많고, 그저 그 작품이 품고 있는      의 수혜를 완벽하게 누리면서도 동시에 ≪추급권;재판매권≫의 특혜마저 싹
            메시지나 의미가 마음에 들어 산다면 나중에 한숨지을 일이 없다는, 어쩌면        쓸이 하고 있는 ‘전천후 리베로형 작가’이다. 이는 일찌감치 넘쳐난 잉여인력
            단순한 진리다. 물론 애정과 열정만 쏟는다고 일이 잘될 리는 없다. 더구나 아     및 유통주조의 불균형으로 인해 동력에너지가 고갈되어버린 ‘국내미술시장’
            트 비즈니스는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은 텅 비기 쉬운 ‘외화내빈’형이자 잘       의 열악한 생태환경조건과 맞물려, 소수 기득권층을 제외하고는 아예 투명한
            되는 곳만 잘되는 ‘빈익빈 부익부’ 성향이 큰 사업이다. 아트 경영의 허허실실     ‘해외미술시장진출’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한심한 국내 실정에 비춰볼 때
            을 파헤친 한 경제학자는 전 세계 주요 갤러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익      자못 시사하는 바 크다.
            1) 라틴어로 '만인을 위한'이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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