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2019년05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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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opos15009 116.8×91cm acrylic and gutta on canvas 2015 U-Topos16011 72.7×60.6cm acrylic and gutta on canvas 2016
사람의 호기심 가득한 심리를 통해 상상 속 이상의 세계와 그로 연결되는 사람 다. 유토포스는 유토피아의 어원이며, 작가가 생각하는 이상의 세계를 표현해
들의 기대감이 보상과 기쁨으로 치환되는 순간을 담아내는 연작활동이다. 작가 내고자 함이다. 구타에(gutta)를 사용하여 나타나진 레이스의 이어짐 속에 표
는 이런 극적 변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주체는 안에 담긴 사물이 아니라 그것을 현되는 외형상의 여체(女體)와 날개 형상은 화면 안에 중첩되고 서로 명암의 차
숨기고 있는 화려한 포장에 있음을 주목했고 전작에서 연결되는 의식과 무의식 이를 두고 교차하여 자리한다. 작가 박제경은 여체와 날개의 구체적인 형태 안
의 세계를 이어 나가는 작업의 연장성을 가지게 되었다. 에 곰(친구), 사람과 새 등 다양한 작가 기억속의 이야기들 형상이 거미줄 속에
얽히고설키어 하나의 응집된 시퀀스(sequence)를 이루어 내는 과정들을 품고
“포장은 자신을 화려하게 드러냄으로서 오히려 안에 있는 것을 철저하게 감춘 감상자들을 조우하게 된다. 작가가 표현 도구로 사용하는 구타에(gutta)는 레
다. 하지만 언젠가는 내부를 드러내기 위해 사라져야 할 존재 다. 모든 포장에는 이스의 장식적인 형식을 섬세하고 돌출된 선(線) 묘로 표현하기 적합한 재료로
안과 밖이 만나기 직전의 긴장감이 담겨 있다. 즉 ‘For you’는 영원히 닫힌 채로 튜브형 염색안료를 짜서 사용하므로 섬세한 힘의 강약조절이 요구된다. 선을
지속되는 선물이 아니라 늘 열리기 직전의 상태, 소통의 접점을 지향한다. 내가 잣는 과정에서 작가는 숨을 멈추고, 팔과 손목을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며 상당
작 품을 바라볼 때마다 느껴지는 설렘은 바로 그 시차 때문일 것이다.” 한 몰입을 통해야만 원하는 굵기와 두께의 드로잉선을 얻어내게 된다. 이러한
-박제경 작가노트중- 박제경작가의 작업방식에 관하여 조광제는 ‘레이스, 또 다른 회화적 관능의 세
계’ 비평문을 통해 ‘거미줄 잣기’(spiderweb spinning)라는 작가만의 고유한 기
이어 연결되는 ‘My favorite things’ 연작은 레이스(lace) 표현기법의 발원을 이 법으로 정리, 소개하였다.
루어낸 작가의 세 번째 시리즈 창작활동으로 캔버스마다 소소한 이야기가 실
타래에서 풀려나와 재조합 과정을 이루어 마치 뜨개질하듯 한 땀 한 땀 얽혀 나 작가 박제경의 힘겨웠던 창작의 과정과 삶의 굴곡은 지금의 그녀로 설 수 있는
가는 과정을 가진다. 작가의 마음속에 은밀하게 감춰져 있는 일상, 생각, 소소한 힘의 원천이 되어주었다. 많은 작가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화단에 입문하여 전
주변의 이야기들을 뜨개질 바늘코 한땀 한땀 속에 레이스로 이어나간다. 캔버 업작가로 활동하기에는 힘겨운 관문들이 작가의 앞에 현실로 다가와 고단한 창
스 화면을 이상 공간으로 처리한 배경의 몽환적인 색들은 초기 ‘Behind you’ 연 작의 길로 안내 한다. 힘들었던 시기를 극복해 보고자 가졌던 개인전을 통해 창
작의 무한 공간의 연장선상에 따른 표현으로 감상자로 하여금 추상회화의 상상 작의 실마리를 풀어 나간 박제경 작가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금의 유토포
력을 더욱 자극하게 해준다. 단순화된 배경위에 각 레이스(lace)의 명암과 응집 스(U-Topos)를 창조해 냈다. 화가 박제경의 응집된 형상을 투과해 이면의 페르
된 형상을 레이어(layer)를 겹겹이 포개면서 시간의 흐름을 통한 이야기의 다양 소나(Persona)를 대면하게 되는 이상의 세계인 유토포스는 의식과 무의식의 세
성을 통해 작가의 내면을 형상화하는 작업으로 진화해 나갔다. 계를 하나의 캔버스를 통해 여행을 하게 되는 즐겁고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화가 박제경의 최근 개인전에서 보여지는 연작의 주제는 유토포스(U-Topos)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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